유홍준 교수 "한국 미학 담아내는 마음으로 썼죠"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 편찬


지난 1993년에 처음 출간됐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는 만큼 보인다" "사랑하면 알게 된다"는 유행어를 남기며 전국적으로 문화유산 답사 열풍을 일으켰다. 그간 5권이 나왔던 이 시리즈는 1권이 120만부 판매된 것을 비롯해 총 260만부가량이 팔리는 흔치 않는 기록을 세웠다. 5권이 나온 지 10년 만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이 나왔다. 저자 유홍준(사진)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가진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미학을 담아내는 마음으로 썼다"고 소개했다. 또 "죽는 줄 알았다"는 말로 10년 만에 내놓은 저작의 어려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6권의 부제는 '인생도처유상수(人生到處有上手)'. 유 교수는 "옛 시인의 시구 '인생도처유청산(人生到處有靑山)'에서 원용했다"며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이름 없는 고수들에 대한 경이로움을 담아 표현한 말"이라고 전했다. "답사에 연륜이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떠오른 경구가 '인생도처유상수'였어요. 명작이 탄생하는 과정에는 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무수한 상수들의 노력이 있었고, 그 가치를 밝혀낸 이들도 내가 따라가기 힘든 상수였으며, 세상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그것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평범한 필부 또한 인생의 상수들이었던 것을 알게 된 거죠." 저자가 6권 전반에 걸쳐 답사 현장에서 만난 인생의 상수들을 소개하고 그들과의 에피소드를 그려내는 데 공을 들인 까닭이다. 저자가 문화재청장으로 재직하던 동안의 경험담을 녹여냈는가 하면 광화문 현판글씨에 얽힌 논란과 후일담, 경회루 개방 일화 등도 등장한다. 가령 6권은 경복궁 이야기로 시작되는데 저자는 "자금성의 뒷간밖에 안 된다며 경복궁의 규모가 작다고 얘기하는데 사실 경복궁은 당시 중국과의 관계에서 규모로 경쟁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림이라는 건축미학을 발전시킨 것이라는 이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6권 출간에 맞춰 기존 1~5권도 개정판으로 새 단장했다. 수록사진들을 컬러로 교체하고 내용상 오류도 바로잡고 정보도 새로 추가하는 등 전면적인 개정작업을 거쳤다. 유 교수는 "퇴임 후에는 여관을 운영하면서 우리 문화재를 안내하며 사는 게 꿈"이라는 소박한 계획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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