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와 시장개방 등의 영향으로 최근 수년간 내수시장에서 승용차ㆍ철강제품 등의 수입품 비중이 크게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15일 ‘수입침투도의 상승추세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국민경제 전체에 대한 수입침투도(금액 기준)가 지난 2002년 34.3%에서 올해 1ㆍ4분기에는 44.5%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수입침투도는 특정 제품의 수입규모(금액 또는 수량)를 해당 제품의 내수규모로 나눈 것으로 수입품의 내수시장 잠식 정도를 반영한다.
10년 단위 분석에서도 80년대 33.5%였던 전체 경제의 수입침투도는 90년대 30.3%로 다소 낮아졌다가 2000년대 들어 다시 39.0%로 높아졌다. 연구원은 원화 강세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과 소비자들의 고급화 욕구가 맞물려 수입품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품별로는 승용차의 수입침투도(물량 기준)가 2002년 1.3%에서 2004년과 2005년 각각 2.7%, 3.3%를 거쳐 올해 1~5월에는 4.0%까지 상승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수입차 수요 증가의 배경으로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동반한 판매가격 인하, 수입업체의 적극적 마케팅, 국민 소득수준 상승 등을 꼽았다.
12개 주요 철강제품의 수입침투도(물량 기준) 역시 2001년 평균 20.1%에서 2005년 27.9%, 올해 1ㆍ4분기 30.8%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전자부품ㆍ정보통신산업용제품ㆍ디지털가전제품 등 전자산업의 경우 수입침투도(금액 기준)가 2002년 36.1%에서 2005년 33.3%로 오히려 낮아졌다.
이에 비해 반도체의 수입침투도는 2003년 69.3%까지 높아졌으나 이후 2004년 62.7%, 2005년 59.6%로 하락했다. 전자산업의 침투도가 낮아지는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능력 확장, 적극적 비용절감, 품질향상 등에 힘입어 국산품이 수입품에 비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윤상하 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수입개방이 진전되면서 국내시장은 수입품 공세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갖춰야만 국내시장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