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날을 맞아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현황 통계는 저출산ㆍ노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새삼 일깨워준다. 통계청은 올해 4,875만명인 우리나라 인구가 오는 2018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에는 지금보다 641만명이나 줄어들고 인구 10명 중 4명이 65세 이상 노인일 것으로 예측했다.
인구감소는 여러 면에서 국가적 재앙으로 몰고 오게 된다. 노동력이 감소함에 따라 경제는 활력을 잃고 안보능력도 위축될 가능성이 커진다.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진행되면 우선 생산가능 인구(15~64세)가 줄어 노동생산성이 떨어지고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는 등 경제력이 크게 위축된다. 노령화로 소득은 정체하는 반면에 건강보험ㆍ국민연금 등 복지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 국가재정은 파탄 나고 노인 부양 부담으로 세대 간 갈등이 심화된다. 지금은 생산가능 인구 7명이 노인을 부양하면 되지만 나중에는 생산가능 인구 한명이 노인 한명 이상을 부양해야 할 판이다.
인구감소와 노령화의 가장 큰 이유는 출산율은 낮은 반면 의학발전으로 수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05~2010년 세계의 평균 합계 출산율은 2.56명인 데 비해 우리는 1.13명으로 세계최저 수준이다. 지금의 인구수준을 유지하려면 출산율이 2.1명은 돼야 하는데 그 절반밖에 안된다.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자녀양육에 따른 지나친 고비용에 기인한다. 우선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직장과 가사의 병행이 무척 어렵다. 가사의 짐을 여성에게만 돌리는 풍토인데다 남녀 간 임금격차가 경제협력개발국가(OECD) 중 최고인데서 보듯 여성 차별도 여전히 크다. 여기다 엄청난 사교육비 부담까지 겹쳐 아이 낳기를 꺼리게 만들고 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장려금ㆍ세제 및 아파트 분양 혜택 등 여러 대책을 시행 중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엄청난 재정부담 등 정부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인구감소는 국가의 존망이 걸린 문제라는 인식 아래 경제계ㆍ교육계ㆍ종교계ㆍ시민단체 등 각계각층이 힘을 모아야 한다. 기업들은 여성들이 걱정 없이 임신ㆍ출산ㆍ양육을 할 수 있도록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한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계는 사교육 해결을 통해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노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