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여성은행장인 권선주 기업은행장이 6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권 행장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100일간의 예열을 마친 만큼 여성 은행장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경영에 자기 색깔을 내고 싶다는 다부진 포부를 드러냈다.
권 행장은 "아기도 100일이 되면 목을 가누고 사람들을 더 잘 알아보기 시작하듯 은행장 자리에 맞춰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금융상품 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주체들이 자기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며 "은행 고유의 영역인 금융상품 서비스는 기본이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은행만의 정체성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7일부터 고객 라이프 사이클에 맞춰 맞춤형 교육과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힘내라! 대한민국' 마케팅은 그런 차원의 연장선에 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를 넘어 사회적 책임까지 은행의 외연을 확장한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은행장이 직접 대학생들을 만나 인생 조언을 해준다. 주부고객을 영화관이나 노래교실에 초대한다. 취업준비생을 모아 기업탐방에 나선다.
또 창업단계에 있는 중소기업은 창업지원 및 세무강좌, 제품홍보 전략, 특허기술 사업화 등의 서비스가 주어지며 성숙단계에 접어든 중소기업은 해외진출 컨설팅 및 부동산 자문을 받을 수 있다.
권 행장은 "우리 직원들이 힘을 모아준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며 "힘내라 대한민국 프로젝트 역시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는 10월 차세대 시스템이 완성되고 나면 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은행장 취임 이후 권 행장에게는 여성에서 파생된 질문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권 행장은 "여성과 관련된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최근에는 은행장으로서 역할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성과로 평가받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t ens 금전신탁 판매 문제와 관련해서는 "사정이 어떻게 됐든 자금이 묶인 고객들에게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이 문제를 하루빨리 풀려면 KT그룹 등과 같은 또 다른 이해당사자와의 협업이 필수인데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