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지속 "올 2% 후반" 우려

유가 상승등 여파 5개월만에 최대…8개월째 오름세
민간硏 "내년초엔 3%대까지 갈수도"


비교적 안정세를 보여왔던 물가가 집중호우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5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뜀박질하는 등 하반기 물가불안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2% 중반대 물가가 2% 후반대, 나아가 3%대로까지 오르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9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에 비해 0.7% 올라 지난 4월의 1.1%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1% 상승해 전월 상승률(1.7%)보다 진폭이 컸다. 또한 이번 생산자물가 급등으로 올 2월부터 계속된 물가 상승세도 8개월째 이어가게 됐고, 0.1~0.2%에서 움직였던 6~8월의 안정권에서도 이탈, 물가불안을 부채질하게 됐다. 지난달 물가 상승은 채소류 등 농림수산품(5.6%)이 주도했다. 잦은 호우에 따른 출하감소와 추석 수요 등으로 시금치 129.1%, 토마토 104%, 상추 94.3%, 파 58.9%, 배추 56.9% 등 채소류가 33.6% 급등했다. 축산물도 쇠고기(8.2%), 계란(14.8%) 등이 전월 대비 2.0% 올랐다. 공산품은 원유ㆍ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석유제품, 음식료품 및 담배, 펄프ㆍ종이제품, 비금속광물제품 등이 8월에 비해 0.3%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경유(2.9%), 등유(3.3%), 나프타(5.6%) 등 석유제품이 1.8% 올랐고, 골판지원지(10.9%), 종이귀저귀(2.1%) 등 종이제품이 1.5% 상승했다. 또 양계용 배합사료(5.6%)와 보통 시멘트(1.3%) 등도 상승세에 동참했다. 반면 공급과잉 상태인 화학제품은 0.6% 내렸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11.1%)의 영향으로 전력수도가스가 3.2% 급등했고, 항공화물운임(9.5%), 위탁매매수수료(3.2%), 건축설계감리비(1.6%), 호텔숙박료(2.4%) 등 각종 운임 및 수수료 상승으로 서비스 부문도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4%나 오른 것이다. 이처럼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생산자물가가 크게 오르자 한국은행의 물가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윤재훈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과장은 “9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공산품 가격이 하락반전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당분간 물가는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은 내부에서도 자칫하면 한은의 하반기 소비자물가 목표치인 2.6%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간의 물가 전망은 더 비관적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최근 수입물가의 불안한 모습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11월, 12월엔 소비자물가가 2% 후반대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초엔 경기가 좋아지고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특히 유가 상승세가 높으면 3%대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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