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카트리나 참사에서도 인터넷이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현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외부에 전하거나, 소식이 끊긴 친구와 친지들을 찾고 참사 피해자들이 두려움과 고통을 털어놓음으로써 스스로를 위로하는등의 다양한 도구로 새삼 부각되고 있다.
큰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운 약탈 행위를 즉각 현장 '보도'한 매체도 '더 인터딕터(The Interdictor)라는 블로그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웹사이트 관리자는 "지금 그 모든 약탈행위를 보여드리겠다"며 시내 중심 한건물위에 설치한 웹 카메라로 인적이 끊긴 가운데 물이 찰랑거리는 거리 곳곳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 거리 영상을 보여주며 "약탈자들이 신발상자로 가득 채운 쇼핑수레를 밀고 가고 있다. 차를 부수고 훔치기도 하고 현금인출기를 건드리는 사람도 있다"고 글을 썼다.
그는 "바로 옆에서 속수무책으로 있으려니 괴롭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뉴올리언스에서 발행되는 한 신문은 30일부터 신문 인쇄를 못하게 되자, 인터넷판(nola.com)을 통해 기자들이 속속 올리는 블로그 글로 전통적인 보도를 대신하면서 통신 보도와 지방 독자들이 제공하는 사진과 글도 함께 올림으로써 시시각각 커지는 참사를 긴박하게 전했다.
이 웹사이트는 주민들이 친구와 친지들을 찾을 수 있도록 '실종자' 메시지판도 만들었다. 미시시피주 바일록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웹사이트 '걸프코스트뉴스 닷컴'은 접속 폭주로 다운되기도 했다.
뉴올리언스의 WWL-TV 방송도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하는 경로를 만들고 게시판을 설치, 실종된 친지들을 찾는 사람들 수백명이 이 게시판에 몰려들었다.
'걸 가디스'라는 한 여성 블로거는 '다시 온라인된 기쁨'이라는 글에서 시신이 물에 떠다녀 전염병이 창궐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유서깊은 도시 뉴올리언스가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 등을 털어놓기도 했으나, "우리는 다시 지붕을 고치고 물에 잠긴 굴뚝도 손볼 것이다. 모든 게 잘될 것이다"라고 희망을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