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이 23일부터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을 위한 사전협상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지난 11일 한전부지에 용적률 799%를 적용, 115층짜리 통합사옥을 포함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겠다는 개발 제안서를 서울시에 최종 제출했다.
현대차의 제안대로 GBC를 지으려면 이 부지의 용도를 지금의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 현대차는 시가 용도변경을 허용해주면 부지감정가의 36.75%(공공기여율), 약 1조7,030억원을 공공기여금으로 내겠다고 제안했다.
현대차는 올해 1월말 개발제안서를 처음 제출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동안 수차례 보완을 요구하며 반려를 거듭한 끝에 5개월 만에 최종 제안서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한전부지 개발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와 현대차간 사전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공공기여율을 확정하는 것이다. 현대차가 제시한 공공기여율(36.75%)을 바탕으로 양측이 협상을 통해 기여율을 확정하면, 서울시가 시행한 한전부지의 감정평가를 토대로 공공기여금도 확정된다.
업계 안팎에선 서울시와 GBC 건립을 위한 사전협상이 올해까지 끝나고, 내년 말까지 건축 인허가 절차 등이 완료되면 2017년 초 건축이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시와 사전협상을 진행하는 동시에 GBC 디자인도 확정할 예정이다. 현대차가 작년 말 실시한 GBC 기초 설계 공모에는 14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3개 업체의 디자인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또 9월 25일 한전부지 매입 금액 10조5,500억원 가운데 나머지 분납금을 완납해 최종 소유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다만, 시와 현대차간 사전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더라도 걸림돌은 남아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가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공공기여금의 용도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서울시가 얼마 전 강남 한전부지를 포함해 송파구 관할인 잠실종합운동장 일대까지 국제교류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밝히자, 강남구는 한전부지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를 강남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