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모두 낙천하면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공조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안 대표의 사람으로 불리는 금태섭 전 대변인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이 모두 공천을 받지 못한 반면 김한길계로 분류된 박광온 대변인과 정장선 전 의원 등은 모두 공천장을 거머쥐면서 대조를 보이는 것도 갈등설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10일 당의 한 중진 의원은 "김한길·안철수 대표의 관계가 이번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 확실하다"며 "지금으로서는 두 대표가 선거에 집중하겠지만 선거 이후 갈등이 표면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안 대표가 수원정(영통) 전략공천 논의 과정에서 금 전 대변인을 강하게 주장할 때 김 대표가 적극 나서서 도와주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결국 김 대표의 측근인 박 대변인이 공천되면서 안 대표가 서운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분위기를 전달했다.

이 같은 주장은 두 공동대표가 지난 9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각각 따로 입장해 설득력을 높였다. 두 대표는 평소 회의장에 들어설 때 나란히 입장해 굳건한 신뢰관계를 보여줬다. 하지만 8일 열린 공천 관련 최고위원회의에서 금 전 대변인에 대한 일부 최고위원의 반발이 격화되고 급기야 금 전 대변인이 수원 공천을 거절하는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따로따로 입장한 것이다. 결국 안 대표는 금태섭 논란에서 김 대표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없었던 점에 실망하며 금태섭 카드를 접고 박 대변인의 공천을 지켜봐야만 했다.

당 안팎에서는 안 대표 측 인사들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수원정(영통) 공천이 결국은 박 대변인으로 결정되면서 '(김 대표에게) 속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두 공동대표는 이 같은 불화설에 대해 적극 부인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안 대표는 최근 이 같은 당내 분위기를 두고 "사실이 아닌 얘기를 믿으면 안 된다"고 반박했고 김 대표 역시 "무시하라"면서 애써 외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