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모집인 불법 방조하면 중징계

무단 고객정보 활용도 엄중처벌


앞으로 카드사가 자사 카드모집인의 불법 모집을 방조하면 회사도 중징계를 받는다. 카드모집인의 무단 고객정보 활용에 따른 민원 방치시에도 엄중 처벌을 받는다.

3일 금융감독 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570개 불법 모집 의심 현장 방문을 통해 여전히 불법 모집행위가 성행하는 것을 적발하고 이 같은 행위가 카드사의 방조에 따른 것일 때 중징계 처벌할 방침이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모집 현장, 카드 지점 방문시 고객에게 제공될 것으로 보이는 경품이 쌓여 있는 것이 발견되고 대필한 정황이 있는 가입 신청서가 아무렇게나 방치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는 카드사가 모집인 관리·감독 책임을 묵인했다고 볼 수 있으며 한편으로는 거의 지원했다고 보는 게 맞으므로 중징계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불법 모집인 신고 접수 건수 기준으로 해당 점포별 누적 신고 횟수에 따른 단계별 제재 내용을 카드사 내규에 반영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1회 적발시 구두경고, 2회 적발시 주의, 3회 이상 적발시 경고 이상의 중징계에 처할 예정이다.

또 카드모집인의 개별 고객 월간 이용실적 조회를 통해 카드사가 우회적으로 회원의 이용을 권유하는 행위도 제제 대상이다. 현재 모집인의 무단 이용실적 조회에 관해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카드사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 당국은 카드모집인의 불법 모집을 방치하면 모집비용이 갈수록 늘어나고 이 비용이 카드대출 금리, 가맹점수수료 등에 전가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 카드사는 카드 모집비용만으로 한 해에 1,000억~1,200억원가량을 쏟아붓고 있다. 7개 전업계 카드사로 치면 5,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불법 모집의 강한 제재가 생계형 모집인의 터전을 뺏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월평균 모집 수당이 400만원 이상인 모집인이 54%를 차지하는 등 대체로 '생계형'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현재 금융 당국이 추진하는 카드 불법 모집 근절에 관한 성과는 일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5월께 월평균 11건가량 들어왔던 불법 모집 신고가 6월 들어 67건으로 5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금감원이 5월 중순 카파라치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신고 포상금을 최대 100만원까지, 신고 기한도 60일까지 늘리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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