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진흙 속에 파묻히게 하는 나일강의 범람은 인간에게 많은 피해를 입혔지만 퇴적물을 하류에 쌓이게 함으로써 비옥한 대지를 제공, 나일 강 문명이 꽃피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자연 현상과 사회 현상에는 이 같은 양면성이 있기 마련인데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핫 이슈인 환율문제도 양면성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다. 급속한 원화 절상이 수출 채산성을 악화시켜 기업의 수익을 떨어뜨리는 악재가 되기도 하지만 수입 원재료의 가격을 낮추거나 외화 차입 부담을 경감시켜 기업수익을 개선시키기도 한다. 블랙 먼데이에 비유되기도 했던 지난 월요일의 주가 폭락은 지나치게 한쪽 면만 강조되었다는 생각이다. 양면성도 있는 만큼 균형 감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