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 중형 매입 임대 사실상 중단
미분양 구입 사업에 포함…추가 매입 계획도 없어
전재호 기자 jeon@sed.co.kr
대한주택공사가 전용면적 84㎡ 이상 중형 아파트를 매입해 일반 무주택 세대주에게 공급하는 중형 아파트 매입 임대사업을 사실상 접기로 했다.
19일 주공의 한 관계자는 “중형 아파트 사업은 자체적으로 하지 않고 주공이 현재 하고 있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 사업에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미분양 아파트 매입은 국토해양부의 임대 수요 평가를 거치는데 전용 84㎡ 초과 아파트는 임대 수요가 많이 없는 걸로 나온다”며 사실상 중형 아파트 사업을 포기한 뜻을 나타냈다. 주공의 또 다른 관계자도 “앞으로 중형 아파트를 더 매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공은 당초 오는 2012년까지 서울ㆍ경기ㆍ인천 등 수도권에서 중대형 아파트 6,300가구를 사들여 임대용으로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38가구만 매입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중형 아파트 매입 사업이 부진한 이유는 주공이 제시한 가격과 집 주인이 희망하는 가격이 쉽게 절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임대조건도 세입자가 크게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현재 주공은 노원 상계, 성북 하월곡ㆍ길음, 영등포 당산, 구로구 구로동, 관악 신림, 동작 노량진동 등에서 84㎡~140㎡형 총 15가구 아파트 세입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이들 아파트의 경우 임대 보증금 8,000만~1억5,000만원가량에 매월 37만~72만원의 임대료를 따로 내야 해 시세와 큰 차이가 없었다.
실제 관악구 신림동 114㎡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 가격은 2억~2억2,000만원(국민은행 4월 말 기준)가량이지만 주공이 내놓은 아파트는 보증금 1억4,186만원에 월 63만원 이상을 내야 해 세입자가 느끼는 부담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 5년 후 분양전환시 전환가격은 5년 후의 감정평가 가격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시세 차익은 고스란히 주공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