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IMT-2000 통신속도 논쟁 가열

21세기를 석권할 「꿈의 이동전화」로 불리는 차세대이동통신 IMT-2000 사업을 놓고 국내 대표적인 장비·단말기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이 완연히 다른 시각차를 드러내 이들 두 업체의 향후 전략이 주목된다.우선 삼성전자는 「144 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 LG정보통신은 IMT-2000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철저하게 「384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144와 384는 IMT-2000의 통신 속도. 삼성은 서비스 초기 단계에 IMT-2000 장비와 단말기가 144KBPS 속도를 내면 무난하다고 보고 있다. 그 다음 점차 속도를 업그레이드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LG정보통신은 IMT-2000 이란 이름에 걸맞으려면 처음부터 384KBPS의 속도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 144KBPS인가(삼성전자) 144 전략의 핵심은 IMT-2000의 조기 상용화다. 144를 채택할 경우 384에 비해 적어도 1년 먼저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도로로 비유할 때 384가 3차선이라면 144는 1차선. 때문에 시공이 간편하고 공기가 짧다. 그러면서도 동영상의 송수신이 가능하고 국제적인 호환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144는 현재의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승계한 것이기 때문에 현 이동전화회사들이 기존 시스템으로도 쉽게 준(準) IMT-2000 서비스로 전환할 수 있다. 결국 먼저 1차선을 뚫어 원하는 사람들을 소통하게 한 다음 1년여뒤 이를 3차선으로 확장한다는 게 삼성전자 144 전략의 핵심인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84를 고집하는 LG의 경우 서비스가 적어도 우리보다 1년 가량 늦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이같은 이점 때문에 루슨트테크놀러지스, 노텔 등 세계적인 업체들도 144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왜 384KBPS인가(LG정보통신) LG정보통신은 144의 경우 엄밀한 의미에서 IMT-2000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CDMA를 계승한 미국 방식의 동기식 IMT-2000은 144KBPS의 통신 라인 세 개(이른바 3X MC)를 묶어 384KBPS의 속도를 내야만 IMT-2000의 진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도로에 비유하면 144KBPS의 경우 소비자 한 명이 1.25차선을 쓰고 384KBPS는 5차선을 쓰는 셈이라는 것. 따라서 통신 속도를 비롯해 제공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LG정보통신 관계자는 『삼성이 4일 발표한 시스템은 144KBPS 세 개 라인 가운데 하나만 뚫은 것에 불과하다』며 『LG정보가 상반기에 발표한 IMT-2000 시스템은 144KBPS 세 개를 묶어내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LG의 기술이 한 발 앞선 것』이며 『삼성전자가 발표한 144KBPS 서비스의 경우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시연할 수 있다』고 강변한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144KBPS가 384KBPS보다 상용화 시기가 1년 정도 빠를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이균성기자 GS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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