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진단] 출범 10주년 경제자유구역

올 외자유치 비중 20% 육박… 위상 쑥쑥
송도 GCF 유치 효과 힘입어 지난달까지 24억달러 근접
정부도 규제완화 등 적극 지원
내년엔 더욱 눈부신 성과 기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지역 랜드마크인 고층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GCF를 송도에 유치하면서 경제자유구역의 외자유치도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경제DB


지난 2003년 인천, 부산ㆍ진해, 광양만권에서 첫발을 내디뎠던 경제자유구역이 출범 10주년을 맞아 외국인투자 유치에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환경 분야 최대 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인천 송도 유치와 더불어 내년부터 외국자본의 물꼬를 트는 사전심사제 등이 본격화되면서 경자구역이 우리나라의 외자유치에 핵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지식경제부와 각 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올해 경자구역 내 외자유치 비중이 우리나라 전체 외자유치 대비 20%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자구역의 핵심 목적인 외자유치는 2004년부터 올 11월까지 총 66억7,000만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외자유치의 6.1%다. 전체적인 성과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2009년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며 올해만 기준으로 보면 11월까지 총 23억9,000만달러를 유치, 전체 외자유치 가운데 17.9%를 차지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올해 경자구역 외자유치 비중이 전체의 20%에 육박해 외자유치의 효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자구역의 올해 외자유치 성과는 세계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유치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 의미가 있다. 11월까지 경자구역의 외자유치는 이미 지난해 실적(11억6,000만 달러)의 2배를 뛰어 넘었다.

올해 경자구역이 이처럼 좋은 성과를 보이는 것은 경자구역의 랜드마크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각종 외국인 교육시설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청라지구의 경우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랜드마크 시설인 중앙호수공원 공사를 시작했으며 핵심 인프라인 주운(舟運)시설도 준공되면서 그린네트워크를 갖춘 첨단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부산ㆍ진해구역은 미국인 제임스 헤던씨가 창원국제외국인학교를 설립하기로 하면서 인근 지역 외국인 자녀 및 귀국 유학생 등을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내년 경자구역의 외자유치 여건은 더 희망적이다. 세계경기 침체는 여전하지만 경자구역의 맏형격인 인천 송도에 GCF가 유치되면서 우리나라 경자구역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송도는 GCF 유치에 따라 세계 녹색성장을 이끄는 친환경도시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송도에 입주할 GCF 사무국 직원은 초기에는 300~500명에 불과하지만 최대 8,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에 GCF 사무국과 함께 세계은행(WB) 한국지점, 녹색기술 관련 국제기구 등의 추가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그동안 경자구역의 성과가 부진했다는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올해 다양한 제도개선을 추진했으며 내년부터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정부는 경자구역에 들어오는 외국자본들의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외국인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의 사전심사제를 도입했고 개발사업 시행자 자격요건도 기업도시 등 유사 개발사업 수준으로 완화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자구역이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역대 최대의 성과를 달성하며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세계 경제특구들과의 경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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