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실시되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불과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수험생들이 치르는 첫 전국 단위 시험인 셈이다. 이번 시험에 대해 일부에서는 졸업생들이 참가하지 않는데다 출제범위도 실제 수능과 다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3월 학력평가 성적이 수능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수능을 제외하면 어느 다른 시험보다 중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고3 첫 학력평가가 갖는 의미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수능 대비를 위해 이번 시험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3월 학력평가는 수능 실패를 예방하고 성공적인 대입을 위해 자신의 역량을 점검한다는 마음으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능 대비 실전 연습과 자신의 객관적 위치, 취약점 파악 등의 측면에서 이번 시험을 활용한다면 이는 현명한 수능 대비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시험이 수능과 같은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실전 연습의 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시간 분배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시험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어려운 문제에 집착하다 보면 여러 쉬운 문제를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최대한 실전과 같은 느낌으로 시험에 임해 자신의 수준에 비춰 문제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과감하게 다음 문제 풀이로 넘어가는 등 3월 학력평가를 효율적인 시간분배 습관을 기르는 기회로 삼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번 시험이 실제 수능이라고 가정하고 자신의 심리 상태를 체크하는 것도 추천된다. 적정한 긴장감은 성적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칠 경우 시험장에서 얼어붙게 된다. 이 때문에 평소 알고 있던 단어도 읽히지 않거나 심지어 시험지가 보이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만약 3월 학력평가를 치를 때 과도하게 긴장해 불안감에 휩싸이는 등의 조짐이 보인다면 적정 수준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방안을 세워야 한다.
학력평가 성적표에는 응시 영역별로 '원점수' '표준점수' '전국백분위' '등급' 등이 표시되기 때문에 다른 수험생들과 견준 자신의 상대적 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진학할 수 있는 대학·학과를 대략적으로 가늠해보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주의할 점은 3월 학력평가 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결코 자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시험은 재수생들이 보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능점수는 학력평가 점수보다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월 학력평가 점수가 자신의 기대보다 낮게 나온다고 해서 자신감을 잃는 것도 금물이다. 노력으로 점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3월 학력평가를 통해 개개인의 취약점을 파악하는 것도 훌륭한 수능 대비 전략이다. 성적표에는 '세부평가 영역별 득점'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 번호' '문항별 채점표' 등의 정보가 제공된다. 수학의 '세부평가 영역별 득점'을 예로 들어 세부적으로 살펴본다면 수학이 '계산' '이해' '추론' '문제해결' 영역으로 구분돼 각 영역별로 자신의 점수와 전국 학생들의 평균 점수가 제시된다. 전국 평균보다 자신의 점수가 낮다면 그 부분이 바로 자신의 취약점이다. '보충학습이 필요한 문항'을 통해서는 자신은 맞추지 못했지만 전국의 다른 학생들이 비교적 높은 정답률을 보인 문항을 알 수 있다.
'문항별 채점표'에는 자신이 표기한 답과 정답, 채점 결과, 정답률이 표시된다. 정답률은 A·B·C·D·E로 표기하는데 A는 전체 수험생의 80% 이상, B는 60% 이상 80% 미만, C는 40% 이상 60% 미만, D는 20% 이상 40% 미만, E는 20% 미만의 수험생이 맞춘 문항이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문제의 난이도별로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강점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는 학습 전략을 짜는 것이 현명한 수능 대비법임은 물론이다.
김 소장은 "고3 학생들은 이번 시험은 재수생들이 치르지 않은 만큼 성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자만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아직 만회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으므로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이번 시험은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수능은 마라톤과 같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도움말=진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