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젊은이의 고뇌/원종성 동양에레베이터회장(로터리)

대학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즈음 싱싱한 젊은이들의 고뇌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심지어 그 번민을 견디지 못한 젊은이들이 고귀한 생명까지 던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 개혁이란 용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도 없이 되풀이 되었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그 도가 정점에 다다른 느낌이다. 그렇다고 교육당국만을 탓할 노릇도 아니다. 꿈 많은 어린 학생들, 그들은 이제 고작 열여덟살이다. 그들이 이 사회에 나가서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또 그들이 갖고 있는 능력은 얼마나 다양하고 무궁할 것인가. 하지만 불행하게도 이 나라 교육제도 속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비록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라는 특수고등학교가 있다하지만 그 문이 좁으니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학교요, 선생님이나 부모의 뜻에 따라 가고 싶지 않아도 가야하는 학교가 된지 오래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시험이란 절차를 거쳐 어린 학생들에게 순서를 매겨 놓는다. 그리고 그 순서에 따라 일류 대학부터 전문대학으로 나누어 가고 그나마 가지 못한 학생들은 허탈한 심정으로 거리를 헤맨다. 어린 학생의 의지로 제도화 된 교육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부모의 입장에서 제 자식이 이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용납이 안된다. 결국 우리 사회와 교육이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교육개혁은 요원한 문제인 것이다. 누구든 다음 대통령이 된다면 짓눌려 있는 청춘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 청년은 나라의 힘이요 기상이다. 저들의 생각이 자유롭고 저들의 가슴이 뜨겁고 저들의 양심이 부끄럽지 않을 때, 이 민족의 장래가 보장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비록 어리지만 저들의 마음 속에 시인, 화가, 철학자, 컴퓨터광, 정치가를 꿈꿀 수 있도록 해주자. 그것이 역사 바로세우기보다 더 앞세워야 할 우리 전체의 공약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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