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올리베티“PC사업부 매각”/콜라니노 CEO경영정상화 본격착수

◎작년 10억불 적자 그룹도산 위기감 고조/연내 처분 못박아… 컴팩·IBM서 인수거론프랑스 불사와 함께 유럽 PC산업의 양축으로 꼽히던 이탈리아 올리베티의 PC 사업부가 매각된다. 올리베티의 로베르토 콜라니노 최고경영자(CEO)는 3일 『PC사업의 누적적자로 그룹전체가 위험수준에 이르렀다』며 『연내에 PC사업부를 매각, 그룹 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리베티의 PC사업부 포기선언은 실상 예고돼왔던 수순이기는 하다. 지난해 1조6천억리라(약 1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올리베티는 올초부터 PC사업에 대한 매각의사를 비춰왔다. 그룹의 애물단지로 변해버린 컴퓨터사업을 도려내지 않고서는 회사 전체가 침몰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이 발동한 것. 그러나 매각은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우선 올 상반기 그룹 재정보고서의 조작혐의로 카를로 드 베네데티 전임회장 등이 경찰의 조사대상에 올랐다. 유럽PC산업의 불황이 깊어지자 인수업체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 콜라니노CEO의 매각 발표가 의미를 지니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이날 「연내」라는 구체 일정을 제시했다. 현지에선 인수업자가 이미 정해져 있다는 얘기가 확신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수금액에 관한 최종조율만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단계에서 인수업체가 누구인지를 추론한다는 것은 쉽지않다. 당초 올리베티의 유력한 인수업체로 거론되던 불 역시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경우 대안으로 떠오르는게 미국과 일본의 PC메이커. 미 업체의 경우 유럽 PC시장의 12.3%를 석권중인 컴팩을 비롯, IBM, 휼렛패커드 등이 가능성있게 떠오르고 있다. 일본업체중엔 NEC와 소니 등이 유력하다. 한편 올리베티는 PC사업부의 연내매각으로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영정상화에 나설 계획이다. 콜라니노CEO가 PC사업부 매각대금으로 생각하는 금액은 약 8천억리라. 그는 내년까지 이탈리아 두번째 휴대폰업체인 프론토사의 지분 8%와 정보시스템업체인 테크노스트, Dsi, 벤처캐피털USA 등을 추가매각, 1조2천억리라(8억달러)가량을 조달한다는 계산이다. 그는 이날 그룹이 흑자로 돌아설수 있는 시기를 오는 98년으로 잡았다. 내년까지 소규모 계열사들을 정리해 그룹정상화의 전기를 잡고 98년까지 통신전문그룹으로의 이미지를 심는다는 복안이다. 취임 한달도 채 안돼 그룹혁신의 도전장을 낸 콜라니노 CEO의 행보가 주목된다.<김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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