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몰 무한경쟁 시대로

11번가-렌탈 서비스·옥션-공동구매몰 오픈 등
오픈마켓·종합몰·소셜커머스 간 경계 허물고
경쟁모델 장점 흡수 신규 사업 진출 잇달아


판매자와 소비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 브랜드 상품 위주의 종합쇼핑몰, 공동 구매로 반값을 실현하는 소셜커머스 등 업태가 구분됐던 온라인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불황기를 맞아 오픈마켓이 소셜커머스 및 공동구매 기능을 선보이고 소셜커머스 역시 마트형 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상이한 기능의 온라인몰을 한 데 묶은 '포털형 쇼핑몰'사업이 본격화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 주요 오픈마켓 업체인 11번가는 렌털 서비스 사업에 진출한다고 23일 밝혔다.

24일부터 11번가에서 디지털TV를 비롯해 노트북, 데스크톱PC, 냉장고, 세탁기 등 맞춤형 패키지 렌탈 상품을 월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사용할 고객은 설치등록비 1만원을 선결제한 뒤 해피콜로 신청하면 된다. 렌털 품목에 대한 사후 서비스는 11번가가 3년 간 무상으로 제공한다. 11번가는 연내에 고가의 악기, 유모차, 도서, 기업고객 대상 PC 등의 상품을 추가해 총 20여종의 렌털 서비스 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이달초 11번가는 식품ㆍ패션 등 유형상품 중심이었던 기존 전략에서 벗어나 소셜커머스의 특징인 무형상품 판매에 주목, 음식점ㆍ미용실ㆍ대리운전ㆍ세탁 등 지역기반의 무이달초형서비스 할인쿠폰 6만 여 종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평균 할인율은 소셜커머스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구입 즉시 사용할 수 있고 환불규정도 강화되는 등 소셜커머스의 약점을 보완했다.

오픈마켓 기업인 옥션은 다음달 공동구매 형태로 가격을 낮추는 '특가마켓'을 오픈해 소셜커머스의 장점인 할인율 강화에 나선다. 판매자들이 '대형 셀러' 위주로 재편되고 있음을 감안, 다량의 판매자들에게 수수료 혜택 등을 주고 소비자들에게 저가 구매 기회를 부여하는 형태다.

유통업체 종합쇼핑몰, 오픈마켓, 소호ㆍ전문몰을 한 데 묶은 '포털 쇼핑몰' 사업도 성공모델 정립에 나섰다. 올 들어 네이버는 몰 창립 도우미 서비스인 '샵N'(현재 6,000여 개)을 도입하고 공동 결제서비스(네이버 아이디로 각 몰에서 가입 없이 결제)인 '체크아웃' (1만1,000여 개)을 대폭 강화, 독특한 아이템으로 생존해 온 유명 소호ㆍ전문몰을 사상 최초로 대거 끌어들였다. 네이버가 최근 할인쿠폰ㆍ적립금 등의 자체 혜택을 오픈마켓 수준으로 강화하자 이용자와 가입몰이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네이버의'지식쇼핑'을 통한 검색 제휴몰 수가 2만 여 개에 이르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쇼핑몰을 보유한 '쇼핑 플랫폼'으로서 위상 정립이 본격화된 셈이다.

네이버가 소호몰 끌어안기에 나서자 옥션도 비슷한 개념의 서비스를 강화했다. 옥션은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아이페이(iPAY)'를 개별 소호몰에게 도입, 기존 및 신규 개인몰 유치에 나섰다. 또한 이 결제 서비스를 블로그나 카페 등에서 이루어지는 개별 거래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 결제안전성과 서비스 강화를 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위메이크프라이스는 주말마다 '주말 마트 기획전'을 열어 호응을 얻고 있다. 특정 기간 동안 상품을 판매하는 소셜커머스의 특징에서 벗어나 지난 5월부터 매주 금~일요일에 식품ㆍ생활용품을 염가에 판매하는 주말마트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위메프는 '지역 포털'로 진화하기 위한 작업에도 돌입, 최근 소셜커머스 운영을 담당할 공동대표를 선임하고 허민 대표는 기술 개발에 역점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다양한 모델들이 서로 영향을 받아 조금씩 변해오다 불황을 겪으면서 경쟁업계의 장점 흡수에 나섰다"며 "한동안 기존 모델의 큰 변화 없이 각자 성장해 온 업계가 한차례 진화 과정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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