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은행들이 수천억원대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KB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만 2,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익성이 악화된 은행들로서는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당장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실적을 수정해야 하는 일부 은행들은 이달 말까지 임시 이사회를 열어 실적 조정에 나선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의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은 529억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했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업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을 경우 당장 대출금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신용대출은 100%, 담보대출은 담보 매각의 가치를 반영한 나머지 금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우리은행은 대부분이 신용대출로 100%의 충당금을 쌓아 지난해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순익이 각각 401억원씩 줄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실적을 수정 결의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약 5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았다. 은행 내부 여신업무 규정상 30억원 이상의 여신에 대해 자본잠식 등의 사건이 발생할 경우 충당금을 더 적립해야 하는 탓이다. 그 여파로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순익은 각각 398억원 줄었다. 신한금융지주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수정된 재무제표를 결의했다.
KB금융지주 역시 이번주 중으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실적 수정을 결의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에서는 KB금융의 순이익이 500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나은행도 수백원대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3월6일 이사회를 열고 실적 변경 여부를 최종 결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