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에 사는 아기들이 유치원 전 단계인 프리스쿨에 입학하는 것은 하버드대학에 합격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맨해튼 지역의 200여개 프리스쿨 경쟁률은 평균 15대1로 2천303명을 뽑는 하버드대학 경쟁률 11대1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뉴욕에 사는 수천명의 부모들은 지난 주 자녀가 프리스쿨에 불합격했다거나 대기자 명단에 올라 있다는 통보를 받아야했다.
이처럼 뉴욕의 프리스쿨 입학이 어려운 것은 2003년 기준 5세 이하의 취학 전아동인구가 55만7천526명으로 미국 내 도시에서 가장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의 기업들이 사원들에게 상여금을 주면서 뉴욕에 거주하도록 권장하고 자녀를 더 낳도록 유도하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맨해튼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프리스쿨인 브릭처치스쿨의 리디아 스피넬리는53명을 뽑는데 300명이 넘게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학비는 연간 1만2천~1만5천500달러에 달한다.
맨해튼 사립학교 입학 컨설턴트인 어맨더 어리는 부모들에게 12개에서 14개의 프리스쿨에 입학신청을 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은 입학신청서를 제출할 때도 길게 줄서서 기다려야 할 뿐아니라 멀리 여행하고 에세이를 쓰고 아이들이 시험이나 면접을 치르도록 하고 친구 등으로부터 추천서를 받는 등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케시 킨은 지난 1월 14개월 된 아들의 아기 교육프로그램 입학신청을 위해 새벽5시에 프리스쿨에 도착해보니 벌써 35명이나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아들이 결국 아기 교육프로그램에 입학했다며 이 프로그램이 아들이 같은 기관에서 운영하는 유명한 유치원에 입학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리스쿨 입학경쟁이 치열해지자 부당한 방법을 동원하는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시티그룹의 전 이동통신분야 분석가 잭 그러브먼은 자신의 쌍둥이 자녀를 '보육학교의 하버드'로 불리는 92번가 Y 프리스쿨에 입학시키기 위해 샌디 웨일 전 씨티그룹 최고경영자(CEO)를 이용했다.
웨일은 그러브먼의 자녀를 위해 편지를 썼으며 이들은 시티그룹이 100만 달러의기부를 약속한 뒤 그 학교에 합격했고 웨일은 당시 그러브먼에게 AT&T 주식에 대한평가의 상향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윌리엄 피츠시먼스 하버드대 입학처장은 자녀의 프리스쿨 입학에 대해지나치게 걱정하는 부모들에게 하버드에는 평생 정규 교육을 한번도 받지 못한 사람들도 합격하고 있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뉴욕 블룸버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