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 현대차, 14만원마저 붕괴··· 엔저에 무기력

[앵커]

현대자동차의 주가가 전일 대비 10%이상 급락한 138,500원에 마감했습니다. 현대차의 지난달 판매량이 시장의 기대를 밑돈데다 엔저의 여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현대차 스스로 현재 위기를 타개 할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정훈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현대차그룹 주가의 하락세가 심상치않습니다.

엔저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판매실적마저 예상을 밑돌자 현대차의 주가는 오늘 10.36% 하락한 138,500원에 마감했습니다.

현대차 주가가 종가기준 14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0년 8월31일 13만9500원 이후 처음입니다.

현대차는 지난달 세계 시장에서 총 38만9,000여대(38만9,299대)를 판매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4% 감소한 것입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가 엔저 여파로 급락하면서 이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한 40여 개 주가연계증권(ELS)도 원금손실 발생 구간에 진입했습니다.

현대차 뿐 아니라 현대모비스와 기아차 역시 각각 8.47%, 4.12% 급락하는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일제히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 같은 부진은 엔저 심화의 영향이 컸습니다.

현대ㆍ기아차는 2012년 미국에서 8.7%의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7.9%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토요타와 닛산 등 일본업체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2012년 7.8%였던 닛산의 점유율은 올해 1분기 9.3%까지 뛰어올라 현대ㆍ기아차에 역전했습니다. (2012년 7.8%, 2013년 8%, 2014년 8.4%)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기업들은 물론 글로벌 2008년 금융위기 후 빠른 인력감축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전력을 재정비한 미국업체들의 약진도 위협요인입니다.

지난 4월 미국 시장에서 GM(5.9%)과 포드(5.4%) 등 미국업체들의 판매증가율은 산업평균(4.6%)을 웃돌았지만, 현대자동차는 2.9% 늘어나는데 그쳤고, 기아차는 0.7% 줄었습니다.

[인터뷰] 최윤식 연구위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올해 들어 일본, 미국 등 해외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 하에서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국내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인 배당으로 주가 방어에 나설 수는 있지만, 문제는 현재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스스로 찾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김진우 연구원/ 한국투자증권

“대외환경 개선을 기다려야 돼요. 자체적으로 신차 하나 내놓는 것이 현재의 어려움이 구세주처럼 차 하나로 해결될 것 같지는 않고요.”

현대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과 일본 업체들의 부진을 틈타 세계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 왔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등 경쟁국 업체들이 정부 경제정책에 힘입어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금융위기 때와는 반대 상황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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