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술株 인기 갈수록 시들
나스닥서 급등락 거듭에 투자자 불안-뮤추얼펀드도 외면
`급등과 폭락을 반복하는 기술주는 불안해서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다'
미국의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이 지난 봄 이후 나스닥의 폭락과 반등을 겪으면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매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 미 기술주의 상승세 지속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까지 미국내 저축률과 펀드운용상황을 분석한 결과 펀드들은 2ㆍ4분기 이래 기술주 편입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들도 주식보다는 안정된 수익을 올려 주는 양도성 예금증서(CD), 머니 마켓 펀드(MMF) 등으로 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기술주가 조금 오를 경우 비중을 줄이려는 이들이 주식을 내다팔아 상승세가 꺾이는 현상이 되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전하는 뮤추얼펀드=기술주 상승을 주도해온 뮤추얼펀드로 유입되는 자금이 급감하고 있다. 게다가 상당수 뮤추얼펀드들은 기술주 하락시 적기매도를 하지 못해 아직 막대한 돈이 잠겨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들은 주가가 조금만 오르면 주식을 내다파는 투자 패턴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림탭스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10억달러에 달했던 뮤추얼펀드 신규 유입자금은 올해 같은 기간동안 15억달러로 급감했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증시침체 영향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펀드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들어오는 돈을 앞지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 대다수 뮤추얼펀드들은 올들어 큰폭으로 하락한 기술주를 처분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은 6일 지난 2ㆍ4분기 44%에 달했던 뮤추얼펀드의 기술주 투자비중이 3ㆍ4분기에는 39%로 줄어들었으나 펀드매니저들은 비중을 계속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지난 주 나스닥 지수가 5% 상승했지만 뮤추얼펀드들은 기술주를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단기 고금리상품에 돈 몰려=미국 내 자금은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 단기 고수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증시에서 유출된 돈이 CD, MMF처럼 만기가 짧으면서도 7% 내외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금융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는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각각 지난 주말까지 연초대비 5.91% 및 15.18%씩 하락하는 등 증시약세가 이어지면서 개인들의 투자패턴이 보수적으로 변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흐름이 바뀌면서 은행들도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해 앞 다퉈 신종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은행인 ING 다이렉트는 경쟁사보다 금리가 0.5% 가량 높은 데다 최저예금 한도도 없는 CD상품을 내놓았으며 체이스 맨해튼도 6.97%짜리 MMF를 선보이고 있다.
/김호정기자 gadgety@sed.co.kr
입력시간 2000/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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