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 암묵적으로 내려졌던 '골프금지령'이 박근혜 대통령의 휴가를 기점으로 풀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휴가기간 중 함께 휴가에 나서는 일부 수석비서관들은 고향 등에서 자비로 골프를 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골프금지령과 관련해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골프금지령을 내린 적이 없다"며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은 자비로 골프를 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허태열 비서실장도 지난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번 휴가 때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골프를 쳐도 된다고 허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비서실장은 가급적이면 골프 대신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이 같은 기류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내수진작 차원에서 공직자들의 골프를 사실상 허용하기 위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골프금지령은 지난 3월 초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고조되던 시점에 일부 군 장성들이 주말 골프를 친 사실이 보도되면서 문제가 일자 암묵적으로 적용됐다. 이후 공직자들의 골프장 출입은 사실상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골프를 치면 안 된다는 금지가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분위기상 골프를 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치권을 비롯해 재계ㆍ골프업계에서 내수진작 차원에서 공직자들의 골프도 허용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요청이 있으면서 분위기가 변하기 시작했다. 또 최근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등 대북정책이 순항을 보이고 있는 점도 금지령 해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10일 언론사 논설실장들과의 오찬에서 "지난 국무회의 때 캐디들 수입도 그렇고 자꾸만 (골프를 치기 위해) 외국 나가서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