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비 부담·장기고객 인정 안돼 혜택 적다" 기피 신규가입 절반 급감·기기변경은 4~5배 늘어
입력 2006.03.28 17:21:05수정
2006.03.28 17:21:05
개정 보조금법 시행과 함께 번호이동제도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지난 2004년 처음으로 도입된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휴대폰 보조금제도가 시행되면서 번호이동이나 신규가입은 크게 줄어든 반면 단순히 휴대폰만 교체하는 기기변경 고객은 크게 늘어났다.
SK텔레콤의 경우 보조금 시행 첫날인 지난 27일 번호이동을 이용한 신규 가입건수는 4,310건으로 평소보다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반면 기기변경 고객은 3만956명에 달해 여느 때보다 4~5배 이상 늘어났다. 010 신규 가입도 1만1,1400건으로 평소의 60~70% 수준에 머물렀다.
KTF와 LG텔레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7일 KTF의 신규가입건수는 7,800건으로 평상시보다 20% 이상 감소한 반면 기기변경은 5,800건으로 3배 정도 늘어났다. LG텔레콤의 경우에도도 신규 가입은 7,181건으로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지만 기기변경은 1,084건으로 평소에 비해 10~20%정도 상승했다.
이처럼 기기변경에 비해 신규 또는 번호이동 가입 건수가 크게 위축된 것은 더 이상 거액의 불법 보조금 혜택을 누릴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번호이동의 경우에는 적게는 3만원, 많게는 5만5,000원의 가입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기기변경에 비해 더 높은 가격에 휴대폰을 구매하는 꼴이 된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도입된 번호이동제도 수요가 앞으로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번호를 이동하면 장기가입 혜택도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SK텔레콤의 경우 2년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국내음성 통화요금을 5~10% 가량 할인해 주고 있으며, 017 요금제 사용고객의 경우 1년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본료의 5~20%를 할인해주고 있다. KTF도 1년 이상 사용하면 국내 통화료를 5~15%를 할인해준다.
테크노마트의 한 대리점 사장은 “번호이동제도가 그동안 휴대폰을 싸게 사기 위한 제도로 이용됐다”면서 “번호이동과 기기변경의 차이가 10만원 이상 나지 않는 한 번호이동제도를 내세워 고객을 확보하기란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