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추석물가 불안 철저 대비를”

2일 새벽 구리 농수산물시장 방문… 친서민 행보

이명박 대통령이 2일 추석을 앞두고 과일ㆍ농산물 가격 불안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며 정부 각 부처의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새벽 구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추석 전 물가를 직접 점검한 뒤 시장 사무실에서 제70차 국민경제대책회의(옛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추석을 앞두고 과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곤파스’ 태풍을 맞아 농산물에 가장 피해가 있을 것 같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매우 걱정스러운 바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서 각 부처가 철저히 대비를 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탁상에서 앉아서 보고만 받고는 절대 될 수가 없다”며 “어떤 정책을 하나 수립하더라도 조그마한 대책 수립하더라도 반드시 현장을 여러 차례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부터 비상경제대책회의의 명칭을 국민경제대책회의로 변경했다. 이는 친서민 민생경제 기조를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최중경 경제수석 겸 비상경제상황실장은 “회의 명칭을 국민경제대책회의로 변경한 배경은 국민생활과 관련된 현장을 보다 자주 방문하겠다는 뜻”이라며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체감경기 개선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해 비상경제대책회의 취지를 승계하고 비상경제상황실도 유지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도 “비상경제대책 업무가 없어진 게 아니라 그것을 포함해서 연속으로 하면서 민생경제를 더 살피겠다는 뜻에서 명칭을 바꿨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새벽 6시에 시장에 도착해 이성호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관리공사 사장의 안내로 채소동, 과일동, 경매동 등을 차례로 둘러보면서 상인,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오이, 애호박, 버섯, 복숭아 등의 가격을 직접 물어봤다. 상인들은 커피, 막걸리 등을 대접하며 이 대통령을 반겼고, 이 대통령은 복숭아 2상자를 직접 구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시장을 모두 돌아본 뒤 수행한 참모 및 장ㆍ차관들과 함께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이 대통령은 식당에서 만난 한 노점상 여성과 대화를 나누며 미소금융에 대해 설명했고, 이 여성이 “43년 장사했는데 이제 죽어도 원이 없다. 가실 때 선물이나 하나 달라”고 하자 차고 있던 ‘청와대 손목시계’를 즉석에서 풀어 선물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장희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윤증현 기획재정, 이주호 교육과학기술, 진수희 보건복지, 유정복 농수산식품, 최경환 지식경제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동선 중기청장 등 정부 관료들과 강만수 경제특보, 백용호 정책실장,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 등 청와대 참모들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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