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중국 위안화 결제 서비스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현지 통화 위안화에 대한 외국환 업무 수요가 늘어나는 데 따른 것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에 이어 외환은행도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위안화 결제서비스를 시작한다.
신한은행을 비롯한 다른 시중은행들도 위안화 결제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어 오는 9월부터는대부분의 주요 은행에서 위안화 결제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각 은행들은 중국 당국이 시범기업으로 지정한 업체들과의 거래와 관련된 ▦위안화 송금 ▦수출환어음매입 ▦수입신용장 개설 ▦외화예금 등의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위안화 결제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업들은 빠른 외국환 업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리스크 부담도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실제 국내 수출기업들이 중국 업체와 위안화로 계약할 경우 수출입 대금을 달러나 유로 등으로 환전할 필요가 없어 환헤지 비용이 줄어든다. 또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도 달러 환전 및 헤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수입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달러와 유로와 등 주요 결제통화의 환율 변동성이 커져 기업들의환헤지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존 결제통화 대신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려는 대중국 무역 업체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위안화 결제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현재 국내에서 중국으로 위안화를 송금하려면 현지 업체가 중국 정부로부터 시범기업으로 지정을 받아야 하는데다, 무역거래 대금이어야만 가능하다. 조건이 까다롭다 보니 실제 무역거래를 위한 위안화 결제 보다는 위안화 절상 수혜 등을 기대한 기업들의 거래가 많은 게 현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위안화 결제시스템이 자리를 잡으려면 중국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며 “위안화는 아직 기존 결제통화에 비해 범용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 단계에 따라 서비스 제공범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