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암을 이겨내고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던 존 레스터(29). 그가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도 2승 올리며 보스턴을 통산 8번째 우승 가까이로 끌고 왔다.
왼손투수 레스터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7전4승) 5차전에 선발 등판해 8회 2아웃까지 7⅔이닝을 4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다. 삼진을 7개 뺏는 동안 실점은 4회 매트 홀리데이에게 내준 1점 홈런이 전부였다. 1차전에서 7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레스터는 이날도 보스턴의 3대1 승리를 이끌며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만 2승(평균자책점 0.59)을 챙겼다. 3승2패로 앞서나간 보스턴은 홈에서 치를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추가하면 2007년 이후 6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한다. 류현진(LA 다저스)과의 대결에서 판정패했던 세인트루이스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도 이날 7이닝 3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월드시리즈 2패만을 떠안았다.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레스터는 그해 림프종(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데뷔하자마자 야구를 접어야 할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레스터는 10개월 투병 끝에 2007년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해 월드시리즈 4차전 승리투수로 기록되며 인간승리의 드라마를 쓴 레스터는 2008년 5월엔 9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는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까지 작성했다. 레스터는 이번 정규시즌에도 15승8패 평균자책점 3.75로 왼손 에이스 구실을 완벽에 가깝게 완수했다.
이날 보스턴은 1대1로 맞선 7회 1사 1ㆍ2루에서 데이비드 로스가 왼쪽 파울라인 바로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 결승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어 제이코비 엘스버리는 중전안타로 쐐기타점을 올렸다. 이날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활 타오른 보스턴 중심타자 데이비드 오티스는 이번 시리즈 들어 타율 0.733를 기록하고 있다. 로스는 오티스의 활약에 대해 “저 친구는 대체 어느 별에서 왔는지 모르겠다”며 놀라워했다. 레스터에 이어 1⅓이닝을 2탈삼진 퍼펙트로 틀어막은 일본인 마무리투수 우에하라 고지는 월드시리즈 2세이브를 올렸다. 양팀의 6차전은 31일 오전8시30분 펜웨이파크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