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전쟁을 하는 곳이면 전투 준비에서부터 평화유지군 주둔, 복구작업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깊숙이 관계하는 민간군사기업(PMCs : Private Military Companies)이 최근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은 최근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는 무기업체 중심의 미 군수복합산업 내에서 이른바 민간군사기업들의 초고속 신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연간 최소 350억 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미 PMCs 시장은 최근 들어 연평균 10~15%의 성장을 구가하고 있으며, 딘코프ㆍ큐빅ㆍITTㆍMPRI 등 주요 민간군사기업의 주가는 5년 새 3배로 뛰었다. 미 시사주간지 포천이 이 달 초 게재한 특집 기사와 이를 요약하고 보완한 슈피겔 기사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의 이들에 대한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딘코프의 최고경영자 폴 롬바르디는 “우리 없이도 군이 전쟁을 할 수는 있지만 힘들 것”이라고 말할 정도. PMCs가 하는 일은 미군에 대한 식량 공급과 부대 청소, 쓰레기 처리, 군사 우체국, 세탁소 운영에서 소프트웨어 설치, 중장비 공급, 항공기와 헬기의 유지 보수에 이르기 까지 다양하다. 특히 딘코프는 델타 포스 등 미군 최정예 부대 출신을 카불 주재 직원으로 채용, 미 정규 특수군과 함께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보호하고 있다. 현재 PMCs 직원 중 많은 수가 미군 출신이거나 전직 미 국방부 관리들인데, 아버지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내고 아들 부시 정부의 부통령을 맡고있는 딕 체니는 지난 2000년까지 대표적 PMCs인 핼리버튼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한편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30일 핼리버튼이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의 주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자회사인 KBR은 지난 주 이라크 유정 진화작업을 맡는 등 전쟁 특수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구영기자, 김창익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