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생명이 SK글로벌의 교환사채(EB)를 채무유예기간인 지난 14일 SK텔레콤 주식으로 바꿔간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채권단은 현재 EB를 채무유예대상에 넣을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SK그룹 계열사가 채무유예기간 중 가장 먼저 자본을 회수해갔다는 점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24일 “SK생명이 지난 14일 SK글로벌이 발행한 EB가운데 170억원을 SK텔레콤 주식으로 바꿔 갔다”며 “이로 인해 SK생명은 SK글로벌에 대해 전혀 채무를 가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SK글로벌은 오히려 SK생명의 후순위채 450억원 어치를 가지고 있어 이번 조치로 오히려 SK생명만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며 “SK그룹이 이번 사태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판에 계열사의 이러한 행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SK글로벌은 지난 2001년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주식을 담보로 5,000억원의 EB를 발행했고 이 가운데 3,600억원 가량이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첫 주인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교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대규모 EB교환사태에 따라 채권단은 지난 19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EB도 채무유예대상으로 지정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수단이 없어 교환요구를 들어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대해 SK생명 관계자는 “SK그룹의 EB는 대부분 SK생명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그룹차원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도 EB교환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조의준,손철기자 runir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