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변호사) 성남시장은 성남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가 국가정보원 개혁특위에 합의해 국민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국정원의 정치사찰과 선거 개입행위가 다시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국정원 개혁특위 야당 간사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책임을 묻고 불법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경기도당과 중앙당에 ‘공공·민간기관 출입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조사하기로 해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번에 드러난 국정원의 불법행태는 “국정원법 3조(직무), 9조(정치관여금지), 11조(직권남용의 금지), 19조(직권남용죄) 등을 위반해 시정정보를 수집하고 정치사찰을 한 것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비판했다.
국정원법은 3조(직무)를 통해 업무의 범위를 명확히 제한하고 있다.
제9조(정치관여금지)를 통해 그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해 지지·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찬양·비방하는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성남시를 담당한 국정원 K정보관이 국정원법을 어기고 일상적인 정치사찰과 선거 개입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그 근거로 자신의 석사논문 표절 논란과 개인사와 관련한 정보를 국정원 직원이 불법 수집한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는 육하원칙에 근거해 해당 공무원들에게서 확인한 ‘팩트’라며 증거자료인 녹취록도 있는 만큼 국정원이 법적 대응하면 그때 공개하겠다고 했다.
이 시장은 “국정원 K조정관이 국정원 개혁특위가 최종 합의를 앞두고 난항을 겪던 지난해 12월30일 오전 가천대 부총장을 찾아가 제 논문의 표절시비 상황을 모르는 부총장에게 성남시민단체협의회의 진상조사 요구 등 관련 사항을 설명, 국정원법 9조2항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정원 직무가 아닌데도 대학 측의 대응조치 및 동향을 파악해 국정원법 3조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석사논문 표절 논란은 새누리당 성남시장 출마예정자 3명과 지역 언론인 1명이 주축인 ‘성남시민단체협의회’가 2006년 가천대 특수대학원에서 받은 이 시장의 석사논문이 표절됐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9월부터 대학 측에 진상조사와 조치를 요구해 확산됐다.
논문 표절 시비는 지난해 9월13일 우익논객 변희재씨가 처음 제기했으며 이후 성남시민단체협의회가 주축이 돼 이 시장을 압박해왔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전문연구자의 연구논문이 아닌 추가 출석으로도 대체 가능한 야간특수대학원 석사논문”이라며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관련 석사학위를 이미 반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정원이 공무원 인사정보 사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K정보관이 작년 11월 시청 자치행정팀에 찾아와 사무관 승진한 모 팀장의 진급시점 등 인사정보를 수집해 국정원법 3조를 위반했고, 시가 발주한 모든 수의계약 현황자료를 요구하는 등 국정원법 11조, 19조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K정보관은 작년 9월5일부터 수차례 시청 일자리창출과에 찾아와 주주 및 임원 명부를 포함한 사회적기업 및 시민주주기업 관련 자료 일체를 요구해 국정원법 3조·11조·19조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이같은 정치사찰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저에게 불리한 환경을 조성하려고 선거개입을 한 것이고, 이외에도 광범위한 정치사찰 및 직간접적인 선거개입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국정원의 불법행태를 비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을 향한 종북몰이와 비방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자신과 관련한 3가지 의혹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저를 통합진보당과 연계된 간첩 종북세력이라고 비판하던 친형이 수차례 ‘국정원 김과장’으로부터 ‘이재명 시장 주변에 간첩이 50명 이상이라 수사중’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만큼 국정원 김과장의 실체 등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이어 “성남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로 있는 한 지역 언론인이 저를 비방한 기사를 제작해 배포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데 수사가 수개월째 지지부진하다”며 검찰의 수사지연과 선관위의 방치에 대한 규명도 요구했다.
아울러 자신을 향한 종북몰이 공세와 종북척결운동의 자금 출처도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 함께 한 국정원 개혁특위 야당 간사 문병호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 개혁논의가 진행중인데도 국정원은 앞에서는 고개 숙이고 뒤에서는 버젓이 불법행위를 벌인 사실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책임을 묻고 불법행태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인 김태년 의원도 ”정부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국민 사과,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당력을 총 대응해 도당과 중앙당에 ‘공공·민간기관 출입 국정원 직원들의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설치해 조사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