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정부 對北협상 특임장관이 맡을듯 통일부 폐지 설득 카드…성사 가능성 불투명 홍병문기자 hbm@sed.co.kr 차기 정부에서 특임장관이 남북장관 협상을 맡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동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변인은 17일 "남북관계에 특별한 사항이 발생하면 특임장관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당선인의 뜻"이라고 말했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새로 생기는 특임장관이 대북 협상 등 북한 관련 특별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남북 문제를 과거 정권처럼 밀사나 안기부장ㆍ국정원장 등 정보기관장에 의한 밀실회담이 아니라 보다 투명한 방식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임장관은 대통령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역할이 달라질 것"이라며 "대북 협상을 전담하는 특임장관을 임명할 경우 외교통일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는 관계를 만드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외교통상부에 통합될 경우 통일부가 맡았던 대북정책 기획 및 교섭 기능은 당연히 외교통상부로 이관된다. 대북 문제와 외교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외교통일부 조직 특성상 미국 등 주변국과 눈높이를 맞추며 북한과 순조로운 협상을 벌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대북 협상을 전담하는 특임장관을 따로 둘 경우 주변 강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과 독자적인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점에서 협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의 경우 남북 장관급 협상에 내각책임참사가 참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특임장관이 남북협상에 나선다 해도 역할이나 직급과 관련,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협상 담당 특임장관 안을 통일부 폐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하고 있다. 통일부 폐지 방안에 대해 현 정부 안은 물론 범여권의 반대가 만만치 않아 실제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긴급대책회의 성격의 확대간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통일부의 폐지로 미래 남북관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며 "뭐라 말할 수 없이 참담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은 남북 간 화해ㆍ협력을 여는 초기단계로 7년 만에 정상회담도 열렸고 핵 문제 해결과정도 어렵게 진행되는 상황"이라며 통일부의 폐지가 타당하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입력시간 : 2008/01/17 17: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