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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ㆍ영국ㆍ캐나다 등 그동안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을 강조해온 국가의 재무장관들이 성장을 위한 경기부양을 잇따라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갈수록 긴축보다 성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선진7개국(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들은 10~11일 영국 런던 교외에서 회의를 열어 세계경제 회복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조지 오즈본 영국 재무장관은 "주말에 영국에서 열리는 G7 재무장관ㆍ중앙은행총재 회의는 중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동시에 경제회복을 지지할 추가 방안을 논의할 기회"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경기를 더 부양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에 이어 독일도 긴축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시사했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존 정부들이 역내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재정긴축을 최우선으로 주장해온 독일이 재정부양으로의 정책 선회를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짐 플래어티 캐나다 재무장관도 "지난해보다 올해 경제상황이 더 나아지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숲에서 벗어난 상태가 아니다"라며 "우선순위는 경기회복을 더욱 강화하는 데 있다"고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독일이 긴축우선 정책으로 유럽 위기를 해결하려는 데 대해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도 다시 한번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유럽은 성장과 긴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은 전문가들은 G7 재무장관 회의에서 성장과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요하임 펠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대다수 중앙은행들이 이미 양적완화 정책에 치우쳐 있다"면서 "하지만 경제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는 무차별적 돈 풀기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쇼이블레 장관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부양책으로 투자자들이 고수익 투자에 나서 위험자산 투자가 늘고 있다"며 "너무 낮은 금리로 점점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으며 금리는 이제 자산을 배분하는 결정에 적절히 쓰이는 메커니즘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플래어티 장관 역시 "양적완화는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재정긴축은 버릴 수 없는 기본정책"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