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외국인 최대주주로

美 금융기관서 1억불 유치…지분 20%선대구은행이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외국계 금융기관을 최대주주로 맞아 국내외 합작기관으로 탄생한다. 김극년(金克年) 대구은행장은 30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계 펀드(투자기관)로부터 1억달러를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4월 중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자유치는 은행측이 신주를 발행해 제3자에게 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주금납입은 오는 6월 안에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金행장은 그러나 협의과정에 따라 출자규모는 다소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1억달러 차입에 성공할 경우 외국계 합작기관의 지분은 대구은행의 현 자본금(6,020억원)을 감안할 때 20% 가량에 달해 현 최대주주인 삼성생명(8.3%)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金행장은 『현 은행 주가가 2,000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투자기관은 액면가(5,000원) 이상으로 들어올 것』이라며 『은행의 과거 최고 주가(주당 2만8,000원)를 감안할 때 외국계 금융기관으로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6월에도 국제통화기금(IMF) 이후 지방은행 최초로 해외 전환사채(CB) 5,000만달러를 발행한 바 있다. 대구은행은 이와 별도로 후순위채 1,000억원을 판매하고 나면 12.12%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이 최소 13% 이상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구은행은 지난 2월 말 현재 총자산이 13조2,000억원에 이르며 지난해 3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17개 일반 은행 중 6위를 기록하는 등 지방은행으로는 가장 알짜배기 은행으로 인정받고 있다. 金행장은 국내 은행의 구조조정 움직임과 관련, 『다른 지방은행과 합병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자생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3/30 18:29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