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마나호 등 청해진해운 보유 선박들의 경매 절차가 본격화됐다.
다만, 매각 절차가 끝나고 채권단에 배당금이 최종적으로 나오기까지는 빨라야 1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10일 인천지법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인천지법은 최근 청해진해운이 보유한 오하마나호와 데모크라시5호에 대해 임의경매(담보권 실행 등을 위한 경매) 개시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경매개시 결정에 따라 채권은행들은 선박 경매를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게 될 전망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청해진해운이 대출금을 못 갚게 되자 오하마나호와 오가고호, 데모크라시1·5호 등 청해진해운 보유 선박 4척을 대상으로 지난주 법원에 경매 신청서를 제출했다.
오가고호 등 나머지 2척도 법원의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질 전망이다.
청해진해운은 시중은행에서 200억원가량을 차입했으며 이 가운데 산업은행의 대출 잔액이 16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청해진해운이 대출금에 대한 기한이익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하고 경매 등 담보권 실행 절차를 착수한 바 있다.
기한이익이란 대출고객이 만기일까지 대출금 전액을 갚지 않아도 되는 권리를 뜻한다. 연체 등 특정한 사유로 기한이익을 잃으면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을 모두 갚아야 할 의무가 생긴다.
청해진해운은 자금 고갈로 대출금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법원이 경매개시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경매개시 결정이 나면 법원은 집행관에게 담보물의 점유관계 등 현황을 조사하도록 하고, 감정인에게 감정평가를 하도록 한다.
매각물건명세서, 현황조사보고서 및 평가서가 완료되면 매각방법과 매각기일을 공고한다.
다만,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선박등록부에 해당 사실이 기록될 뿐 가전제품 등 일반 동산과 같이 선박에 압류딱지(빨간 딱지)가 붙지는 않는다고 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산은 관계자는 “법원의 경매개시로 본격적인 대출금 회수 절차에 들어간 셈이지만 통상적인 경매 절차상 실제 배당금을 받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병언 전 세무그룹 회장의 관계사인 아해(현 정석케미칼) 역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최근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천해지 등 다른 관계사도 비슷한 절차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진해운은 기업회생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법상 청산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