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 절상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미 달러화 실효환율 추이'에 따르면 지난 2001년 1월의 원.달러 환율을 100으로 했을 때 지난달 환율 지수는 73으로, 이 기간에 원화가 27%나 절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1년 원.달러 환율이 1천원이었다면 지난달에는 730원에 불과했다는 것으로, 원화 가치가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원.달러 환율 지수는 지난 2001년초에는 105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꾸준히하락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2004년말 90선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올들어서는 80선마저 무너졌다.
이에 비해 유로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캐나다 달러화, 스위스 프랑화,호주 달러화, 스웨덴 크로나화 등 7개 선진국 통화의 경우 같은 기간 절상률이 평균 22%로 원화보다 낮았다.
더욱이 7개 주요국 통화 이외에 미국의 수출입비중이 0.5% 이상인 중국, 말레이시아 등 19개국(한국 포함)의 통화 절상률은 평균 0%로 나타나 최근 5년 5개월동안미 달러화에 대한 가치가 변함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교역량이 많은 중국이 사실상 고정환율제였기 때문에 원화를 포함하더라도 이른바 '여타국 통화'의 실효환율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며 "그러나 원화는 최근 몇년간 하락세가 이어졌으며 특히 지난해말부터 하락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등이 최근 4~5년간 미 달러화 약세의 영향권 밖에 있었다는 것은 향후 이들 통화에 대한 절상압력이 커질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는 결국 원화의 추가 절상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