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과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의 상장기업들이 경영난 극복을 위해 기업분할(스핀오프)에 적극 나서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가(街)에 따르면 경영난을 겪고 있는 미 상장기업들이 최근 분리회사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마련, 주가상승, 전문성 제고 등을 위해 기업분할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도 기업구조 개선을 위해 분사압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3대 미디어그룹인 바이어콤은 케이블 네트워크 사업은 바이어콤으로, 지상파 TV사업은 CBS로 통합하기로 하는 등 회사를 2개로 나누기로 했다. 이번 기업분할은 5년 전 바이어콤이 CBS를 합병했던 것을 원상태로 되돌려 놓는 조치로 바이어콤의 주가가 합병 이후 절반 가량 급락한 것에 대한 자구노력으로 풀이된다.
회사채 신용등급이 투기수준으로 떨어진 포드도 자동차 렌털 자회사인 허츠를 분리, 1억달러 규모의 IPO를 실시한다. 허츠는 기업공개를 위한 신청서를 이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으며, IPO로 벌어들인 돈은 포드가 발행한 11억9,000만 달러의 약속어음을 상환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실적악화로 회사채 등급이 정크본드로 하락한 제너럴모터스(GM)도 핵심 자회사인 GMAC를 분사하거나 매각해 주주가치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이 월가 금융시장에 흘러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최근 GM이 경쟁력 회복을 위한 재원조달 목적으로 모기지 영업부문인 GMAC를 분사하거나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 상장기업이 기업분할에 잇따라 나서고 있는 것은 자금상환, 주가상승, 전문성 제고 등을 겨냥한 것이다. 실제 기업경영회사인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이후 대형 기업분할 10개사의 주가를 조사한 결과 주식가치가 41%나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