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전문의약품(의사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ㆍ이하 처방약) 시장의 매출 1위 품목 자리를 둘러싸고 국내 1ㆍ2위 제약사인 동아제약과 한미약품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의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올 3ㆍ4분기까지 442억원(잠정)의 매출실적을 올려 국내 개발(이하 국산) 처방약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한미약품의 고혈압치료제 ‘아모디핀’이 누적매출 405억원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스티렌의 매출은 다국적제약사 제품을 포함한 국내 전체 처방약 시장에서도 사노피아벤티스의 혈전생성방지제 ‘플라빅스’와 한국화이자의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에 이어 3위권이다. 스티렌이 우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4ㆍ4분기 실적에 따라서는 ‘이변’이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올해 두 제품의 매출 목표치는 모두 600억원으로 같다. 두 제품의 순위 다툼은 국내 대표적인 천연물신약(스티렌)과 개량신약(아모디핀) 간의 자존심 싸움인데다 지난 2년간 아모디핀의 기세에 눌렸던 스티렌이 역전에 성공, 더욱 관심을 모은다. 스티렌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 2005년 314억원, 2006년 445억원으로 아모디핀(394억원ㆍ475억원)보다 뒤쳐졌지만 올 들어 3분기까지 37억원 가량 앞서가고 있다. 스티렌과 아모디핀의 실적 상승세는 국내 다른 제품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놀랍다. 스티렌의 경우 올해 1분기 139억원, 2분기 147억원, 3분기(잠정) 156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46%의 성장률을 보였다. 아모디핀의 분기실적도 1ㆍ2분기 각 133억원, 3분기(잠정) 138억원으로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 추세라면 국산 신약 최초로 연 매출 6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이라며 “국내에 풍부한 천연물 자원을 활용한 신약이기에 더욱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유무희 동아제약 연구소장도 “기획 단계부터 시장성을 고려한 철저한 연구개발이 스티렌 급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도 아모디핀의 올해 매출이 600억원을 넘기는 힘들겠지만 거의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디핀은 국내 건강보험재정 절감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아모디핀(정당 396원) 판매실적을 감안하면 오리지널 제품인 노바스크(정당 523원)를 썼을 때보다 130억원 가량의 건강보험재정을 절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모디핀은 국내의약품 중 가장 많은 700건 이상의 임상시험 결과를 갖고 있어 우수한 약효를 검증받은 것이 신뢰를 주고 있다”며 “스티렌의 특허가 만료되는 내년에는 국산 처방약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처방약 1위 싸움도 치열= 이렇듯 스티렌과 아모디핀이 국산 처방약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체 처방약 1위 자리를 놓고 다국적제약사들간의 경쟁도 만만찮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약 청구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최다금액 처방약은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536억원)로 올해 전체로는 1,100억원 가량이 처방될 전망이다. 줄곳 국내 처방약 1위를 지켜오던 화이자의 노바스크는 ‘아모디핀’ 등 국산 개량신약 출시 여파로 상반기 청구액이 475억원에 그치며 2위로 내려앉았다. 화이자는 최근 이 같은 매출감소를 돌파하기 위해 한국노바티스와 손잡고 노바스크 성분이 들어있는 복합제 ‘엑스포지’를 발매하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