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만족'이 기업의 존폐를 결정짓는다는 말이 있다.
특히 '동네 장사'로 대표되는 편의점에서 이 말이 지닌 의미는 매우 크다.
한 조사기관에서 편의점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약 56%의 답변자가 이용 이유로'접근성'을 꼽았다. 또한 전체 답변자 중 무려 79.5%가 이용 편의점에 대한 브랜드 전환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그만큼 편의점은 고객 충성도가 낮게 형성된 업종 중 하나다.
집 앞에, 버스 정류장 옆에 위치해 있기에 이용하는 편의점에서 조금이라도 불만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고객은 언제든지 다른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고객과 가까운 이웃'인 편의점의 존폐가 바로 그 '이웃(고객)'들의 손에 달려 있는 셈이다.
불만을 가진 고객은 '클레임'을 제기하는 적극적인 불만족 고객과 불만은 있지만 해당 점포나 본사에 알리지 않는 잠재적 불만족 고객으로 나뉜다. 양자의 비율은 약 3대7 정도라는 게 통례다. 즉 클레임이 3명에게 접수됐다고 가정하면 나머지 7명의 잠재 불만 고객은 누군지 알 수도 없기에 손써볼 도리가 없다. 결국 이 고객들은 불만을 가진 채 점포를 떠나버릴 가능성이 높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불만 고객들 중 현장에서 해결이 된 고객의 80%가 재구매를 하지만 해결이 안 된 고객의 재구매율은 19%에 미치지 못한다.
고객 불만 해결을 위한 중요한 키워드 역시 '역지사지(易地思之)'다. 고객이 느끼는 불만의 대부분은 고객을 배려하지 않고 업무에 나태한 근무자들의 사소한 행동 때문이다. 고객이 점포에 들어왔는데도 인사를 안 한다거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물품을 계산한다거나 고객 앞에서 직원들 간 언성을 높이는 등의 모습에서 고객은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각 편의점 업체들은 이 같은 '보이지 않는'불만을 예방하기 위해 불만사항 응대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직원 교육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 바로 해결이 안 되는 경우 고객의 인적 사항을 확보해 향후 조치를 안내하는 등 점포에서 고객에 대해 걱정과 관심을 갖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기업의 존폐에 관련된 고객의 중요성을 인지하기 때문이다.
폭염과 올림픽 시즌이 막을 내리면서 본격적인 대선 정국이 시작되고 있다. 너도나도 자신이 적임자라고 외치는 동시에 후보자들을 겨냥한 흑색선전도 난무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사 기업의 존폐가 고객의 손에 달린 것이라면 한 국가의 수장을 뽑는 선거의 중요성은 이보다 훨씬 크고 막중한 일일 것이다.
이 일에도 잊지 말아야 하는 원칙은 동일한 거 같다. '역지사지'즉 내가 아닌 '고객'이 돼 생각해보겠다는 자세로 국민이라는 고객을 위해 최선의 공복이 되기를 다짐하고 준비하는 인물이 올 연말 선출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