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장세를 촉발한 외국인들의 대규모 '팔자'공세의 원인은 흔히 제기되는 것처럼 미국의 금리인상 조짐이나 달러화 강세가 아니라 주가 자체가 실물 경기에 비해 지나치게 앞선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증권은 19일 '외국인 매매 퍼즐'제하 보고서에서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증시의 외국계 자금성격과 자사와 거래 중인 외국계 투자자들의 견해를 토대로외국인 매도세의 원인을 이렇게 분석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인상을 지속한다면 국제자본이 미국으로 복귀할것이라는 전망은 타당하나 신흥시장의 주식에 '베팅'한 자본의 성격상 금리차에 이같이 민감하지 않으며 과거 달러 강세 국면에서도 외국인이 환율을 이유로 한국 증시에서 이탈한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달러화의 강세는 수출을 매개로 한국기업에 오히려 이익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미국으로 자금이 복귀했다면 왜 미국시장이 무기력한가 의문"이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삼성증권은 ▲ 미국의 주가 조정이 의미하는 글로벌 경제의 둔화 가능성 ▲ 지수 1,200선까지 단숨에 올라가면서 커진 차익실현 욕구 등을 외국인 매도세의 진짜원인으로 꼽으면서 실제 삼성증권과 거래 중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결같이 주가가경기나 기업실적과 비교해 너무 앞서 나가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다소 자의적이지만 외국인 선호 대표주들의 주가가 고점대비 상당폭하락한 점, 1999년 이후 5번의 대규모 매도국면에서 외국인들의 최대 매도 규모가 5조5천억원이었던 점이란 점을 전제하면 외국인들의 누적 순매도가 4조5천억∼5조원선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난 8월4일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3조8천억원)를 감안할 때 최대1조2천억원 정도 매물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게 삼성증권의 추정이다.
오 위원은 "중요한 점은 10월 들어 주식형 펀드에 하루평균 1천770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외국인 매물이 흡수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기관이 단기 템포조절에들어간 점이 수급상 불리한 흐름으로 표출되고 있으나 11월초 미국의 금리결정이 기관이 주도권을 확보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