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보는 정부의 시선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나 홀로 호조세를 보이던 고용이 주춤하고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실물 경제지표가 동반 부진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양호한 지표는 물가인데 이마저 국제 곡물가 상승 여파로 불안불안하다.
기획재정부는 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안정 흐름이 이어지고 있으나 고용 개선세가 완만해지고 생산투자 등 주요 실물지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경기회복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을 내비치던 재정부는 이달 들어 경기 판단을 한층 어둡게 하고 있다. 그나마 믿었던 고용 호조세가 주춤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지난 6월 취업자 증가폭은 36만5,000명으로 9개월 만에 4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생산ㆍ소비ㆍ투자지표도 동반 하락세다.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4% 감소했고 서비스업생산 역시 0.4% 줄었다.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5% 낮아졌고 설비투자는 6.3%나 감소했다.
백화점이 세일 기간을 늘려도 소비는 살아날 모습을 보이지를 않는다. 속보지표를 보면 7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비 0.9% 감소해 두 달째 마이너스다. 할인점 매출 역시 8.3% 급감해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제의 한 축인 수출은 불황형 흑자 구조다. 유럽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7월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8.8% 감소한 가운데 유가 하락 등으로 수입도 5.5% 줄어들었다.
재정부는 "유럽 재정위기와 주요국 경기둔화 우려 등 대외 불안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주체의 심리회복이 지연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