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담배회사가 마침내 자사제품의 유해 중독성을 시인했다/이것으로 담배거대기업이 법률분쟁에서 지지않던 시대는 끝나는가담배는 중독성이 있다. 리게트그룹의 담배갑에 이런 경고문이 들어갈 것이다.
미국업계에서 정부의 분노를 산 모든 대상중 담배업계보다 원성을 심하게 그리고 자주 산 것은 없다. 그러나 건강경고문에서 실내 흡연금지 그리고 여동생이 치명적인 폐암에 걸렸다는 앨 고어 부통령의 지난해 얘기 등의 타격에도 끄떡없이 담배회사들은 생존했고 번영했다. 담배업계의 이익은 지난 10년간 견실했으며 수많은 소송이 진행됐으나 건강파괴를 이유로 1전이라도 배상을 한 담배회사는 없었다.
이는 기쁨에 넘친 금연단체들이 지난주 리게트 그룹의 놀라운 일련의 고백이야말로 담배회사들이 더이상 버틸 수 없게 하는 마지막 일격이라며 환영하고 있는 바로 그 이유다. 5대 담배회사에 대한 22개주 소송사건에서 피고역을 끝내게 한 리게트의 이같은 시인은 리게트와 그리고 암암리에 4백50억달러 규모 담배업계 내부의 추악한 일부 비밀을 들여다 보게 했다.
순부채와 사업위축을 면치 못하고 있는 리게트는 분할된 제국의 센터로 담배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말보로담배의 메이커 필립 모리스 등과 같은 회사에 접근하는 통로가 될것으로 검사들이 기대하는 문이다. 지난해 필립 모리스는 전세계 매출액 6백92억달러와 63억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검사들이 즐거워하는 것은 리게트가 다른 모든 담배회사들의 혐의를 잡을 수 있게 하는 방대한 자료들을 제출하기로 동의해 이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이미 다른 소송들의 기초자료가 될 엄청난 양의 리게트 파일을 보았다. 그러나 수십만건의 자료, 특히 소송전략을 협의키 위해 만난 업계 변호사그룹과 관련된 것들은 소송의뢰인 및 변호사간의 권리에 의해 보호되어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살렘 주법원에서 봉인되어 보관될 지도 모른다. 판사는 다음주에 이 자료들의 봉인을 요청하는 필립 모리스 등 다른 담배회사들의 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소송에서 이긴 각주 검찰총장은 이번 소송으로 끝낼 수는 없다. 흡연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든 비용 수십만달러의 지불에 관한 최초의 주단위 기소를 한 검사중 하나인 아리조나주 그랜트 우즈는 『이로써 담배회사들이 미국국민들에게 일관해서 자행해온 거짓과 사기음모가 끝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주의 허버트 험프리 검찰총장은 이 싸움을 『이는 거리의 마약거래자를 급습, 콜롬비아 마약카르텔을 잡는 것과 같다. 우리들은 매우 심각하게 처리할 것이며 담배업계 전체가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굴복의사가 전혀없는 담배재벌들은 합의가 허세투성이며 자신의 손실을 줄이고 아마 다른 담배회사에게 회사를 팔려는 리게트의 총수 베네트 리보우의 절박한 음모라고 주장한다. 리게트의 거래는 필립 모리스를 제외한 한몫보려는 모든 담배회사들에게 옮겨갈 수 있다. 미담배매출의 98%를 장악하고있는 4대 담배제조회사(필립 모리스, R.J. 레이놀즈,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 담배 및 로릴러드)의 공동성명은 『리보우의 최근 간계로 인한 잠재적인 수혜자는 원고측 변호사들 뿐이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첫 9개월간 리게트는 9백7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리보우가 다른 소송의 기초자료 견본과 마찬가지인 결정적 증거들을 기꺼이 제출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체스터필드, L&M과 이브 등을 생산하고있는 이 미국 최소의 담배회사는 담배업계외부에서 거의 누구나 오랫동안 사실로 받아들여온 것을 인정했다. 흡연이 폐암, 심장병, 폐기종 등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 인정에서 리게트는 니코틴이 습관성 물질임을 시인했다. 이는 리게트의 대표를 포함한 7개 담배회사 대표들이 지난 94년 의회에서 한 부인선서를 뒤엎는 것이었다. 리보우는 지난주 고백때 이 일을 회고하며 『그것은 업무상의 일이었다. 도덕적이고 개인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아마 가장 폭로적인 성명을 통해 리게트는 자신의 회사와 같은 담배회사들이 오랫동안 10대를 겨냥한 판매목표를 세웠다고 고백했다. 다른 회사들은 이를 부인한다.「담배없는 어린이 센터」의 변호사인 매튜 마이어스는 『30년간 담배업계는 새로 담배를 피기 시작한 사람들이 대부분 어린이들이고 그들이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가 되기도 전에 중독되어버림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에게 담배를 팔지 않는다고 사방에다 대고 말해왔다. 이제 그같은 주장은 엉터리임이 드러났다』고 선언했다.
이번 화해는 클린턴 행정부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클린턴은 그동안 청소년에 담배광고와 판매를 금지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예를 들어 행정부는 27세 이하의 흡연자가 담배구입시 사진이 달린 신분증을 제시해야하는 식품의약국의 새 규정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이 규정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담배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이번 리게트의 화해가 연기 가득한 방에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 준 것이라고 환영하면서 『담배회사들이 미국민에게 진실을 말할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리게트는 모든 연령층의 흡연자에 대한 경고로 담배갑과 광고에 흡연은 중독성 습관이라고 밝힐 것이다. 또한 리게트는 다른 담배회사에 대한 소송에서 연대해 싸울 것이며 자사의 종업원이 증언하도록 할 것이다. 게다가 리게트는 앞으로 10년간 매년 각 주에 세전 순익의 1/4을 지급하기로 동의했다. 그러나 이것은 보기보다 인상적인 화해조치는 아니다. 한 분석가는 『알맹이도 없는 순익의 ¼은 역시 알맹이가 없기 마련이다』고 꼬집는다.
그러나 보상금 지급과 관계없이 이 전폭적인 화해조치는 정부와 민간이 법정에서 지난 30년간 벌여온 금연운동에 있어 결정적인 순간이다. 비판가들은 먼저 연구자료와 교육을 통해 흡연과 싸웠지만 많은 포스터만 등장시켰을 뿐 흡연자들의 습관을 바꾸는데는 별 효력이 없었다. 법적 대응은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단체인 흡연 및 건강운동협회의 설립자이자 조지 워싱턴대학의 법학교수인 존 반자프는 『우리는 처음엔 항상 열세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쉬지않고 꾸준한 운동은 공공장소에서의 금연과 지난주 리게트의 항복과 같은 승리들을 이끌어냈다. 윈스톤살렘에 있는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의 법학교수인 데이비드 로간은 『미업계에서 가장 질기고 성공적이었던 연합방어협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리게트의 화해는 다른 담배회사들에 커다한 충격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리게트는 이미 5개주와 협정을 맺고 있었다. 다른 담배회사들은 흡연책임문제를 놓고 사례별 법정투쟁을 할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또 하나의 큰 주소송이 미시시피주에서 6월 치러질 예정이다.
리게트가 화해했다는 소식이 지난주 전해지자마자 담배업계는 노스 캐롤라이나 법정으로 달려가 리게트의 서류를 봉했다. 담배업체들은 리게트의 서류에 리게트와 다른 담배회사간의 거래가 담겨있기때문에 담배업계의 변호사고객관계에 관한 공동방어권에 의거, 리게트의 서류가 보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일부 서류는 공개됐고 나머지도 새나가갈 것 같다.
일부 월가 분석가들은 지난주 화해의 여파를 가벼이 넘겼지만 몇몇 담배회사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필립 모리스는 주당 17.50달러 떨어져 주말 1백11.5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주가가 13.6% 떨어져 1백40억달러의 주가손실을 본 것이다. R.J.레이놀즈(윈스톤, 카멜)의 모회사인 RJR 나비스코의 주가도 5일간 연속하락(2.875달러, 8.5%), 금요일 31달러에 폐장됐다.
담배업계에 대한 공격의 고삐가 느슨해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까지 22개주가 싸움에 참가했고 다른 주들도 합세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업계는 수십개의 민간 집단소송과 수백개의 개인소송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리게트를 제외한 담배회사들은 노스 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법정에 서서 담배광고판이 학교로부터 1000피트 이상 떨어져 있어야하고 청소년들이 사진이 달린 신분증을 제시해야하는 식품의약국의 새 규정을 허락할 것인지에 관한 판사의 판결을 들어야한다.
흡연자들이 리게트의 유죄인정을 진정으로 받아들여 담배를 덜 피우게 될 것인가. 몇년간 감소하던 흡연은 현재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청소년들의 흡연은 증가하고있다. 나이 많은 흡연자들은 리게트의 답배갑에 붙은 중독성에 대한 경고에 대해 청소년들보다 주의를 기울일 것이다. 그것은 청소년들이 흡연을 멋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고 그 결과가 먼 훗날에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형 담배회사가 설령 담배와 건강에 관한 진실에 대해 지금까지 허풍을 떨었다고 인정해도 청소년 흡연자들은 기존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아익사 M. 파스쿠알, 제인 반 타셀/뉴욕
브루스 밴 부스트/워싱턴<존 그린월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