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강국을 만들자/기고] 車리콜문화 생활화해야

자동차는 첨단기술이 집약된 문명의 이기(利器)중 하나다. 종전의 자동차는 시간과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주는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나 오늘날에는 안락한 휴식과 이동식 사무정보화 기능을 갖춰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하지만 때로는 불의의 사고로 우리에게 불행과 상처를 안겨주는 애물단지가 되기도해 요즈음에는 안전성 제고와 사전예방 차원에서 '자동차 리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리콜은 어떤 차종에 결함이 발생했거나,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다수의 동종 차량에서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의 안전과 재산상 위해가 예상될때 해당제품을 전량회수, 점검해 결함이 확인될경우 무상수리함으로써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자동차 리콜은 제품결함과 관련된 사고로부터 소비자의 생명과 재산 손실을 막는 중요한 소비자보호 제도라고 할 수있다. 국내에 자동차 리콜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92년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부터다. 그러나 시행초기에는 리콜을 할 경우 사회적 비난과 함께 판매가 급감, 자동차업체들은 비공개적으로 사후점검(A/S) 차원에서 리콜을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제조물책임(PL)법 및 자기인증제등 선진 자동차 관리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자동차 제작사는 품질향상과 고객보호를 위해 한층 강화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자기회사가 제조ㆍ판매한 자동차에 결함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자발적인 리콜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작사의 노력과는 상관없이 리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아직도 부정적이어서 리콜 제품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 않은 것 같다. 리콜 차종 전체를 '하자있는 차'로 인식해 차량 구매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해당제품의 회사 이미지까지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또 결함의 발생과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사용자 잘못으로 생긴 고장을 무상수리해 줄 것을 요구하거나 더 나아가 수리를 통해 해결이 가능한데도 막무가내로 교환을 고집하는 것은 리콜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다. 자동차는 일반적인 내구재와 달리 2만여개의 부품으로 구성돼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움직이는 특성을 지닌 제품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위한 첨단 전자기능 장치가 계속 추가되는 추세다. 이런 자동차의 특성상 차량 설계나 제작시에는 예상치 못했던 점이 소비자에게 인도된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사후점검이나 리콜을 실시하는 것은 당연스런 일이다. 미국에서는 자동차 리콜횟수가 지난해 연간 360건(차량대수 2,000만대)으로 하루에 1건꼴로 발생될 정도로 리콜이 이미 생활화돼있다. 그래서 미국 소비자들은 리콜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리콜을 잘해주는 회사와 제품이 더 신뢰를 받고있다. 소비자들은 이런 점을 충분히 감안해 리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소비자들이 계속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이는 제작사의 자발적 리콜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다. 이로인해 소비자는 질 좋고 완벽한 제품을 이용할 기회를 잃게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제작사도 제품에 결함이 발생할경우 정부의 강제시정조치를 받기전에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 특히 리콜대상 소비자에게 개별통지하는등 조속히 시정조치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리콜 부품에 대한 효율적인 조달체계 운영 등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소비자는 리콜이 소비자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꼭 필요한 예방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제작사가 리콜을 좀 더 활발히 실시할 수 있도록 관심어린 애정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이동화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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