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누구한테 전화가 올지 몰라 휴대폰을 꼭 쥐고 있습니다. 직원들한테도 전화가 울리면 바로 받으라고 늘 강조합니다. 조직관리와 영업·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이잖아요."
통화 연결음이 울리자마자 전화를 받길래 가볍게 던진 질문에 성세환(사진) BS금융지주 회장은 사뭇 진지한 답변을 내놓았다.
금융가에서는 요즘 성 회장의 빠른 적응에 조금은 놀란다. 전임 이장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퇴임에도 경남은행 인수와 문현동 신사옥 입주 등 굵직한 일들을 줄줄이 성사시키고 있는 탓이다.
BS 관계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성 회장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현장을 누빈다. 성 회장은 요즘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이상은 거래 업체를 찾는다. 성 회장은 "현장에 찾아가서 새로운 거래를 성사시킨 적도 많이 있다"며 "직접 대화를 하면 그동안 몰랐던 문제점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은행은 글로벌금융위기 때에도 거래기업 100%에 대출금 상환을 연장한 적이 있는데 현장에 나가 그때 잘 버텨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고맙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며 "오랫동안 고객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아 오지 않았더라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영업뿐만이 아니다. 매달 정기적으로 직원들이 근무하는 지점으로 찾아가 직원들과 점심을 하면서 직원들의 개인적인 고민 상담까지 한다. 지난 3월에는 자택으로 직원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하면서 성과와 과제를 직접 설명하는 자리도 가졌다.
선술집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이뤄지는 지점장들과의 대화에서는 현장의 고충이 회장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얼마 전에는 한 직원이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은행 주변 상권에 도움을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일주일에 한두 번은 구내식당 대신 음식점 이용을 건의해 시행되기도 했다. /박윤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