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는 없지만 절정의 조던 스피스(22·미국)와 자신감을 되찾은 타이거 우즈(40·미국)는 있다.
스피스와 우즈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7,297야드)를 각기 돌며 연습을 했다. 세계에서 가장 깊은 역사를 가진 메이저 골프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이하 디 오픈)을 대비한 점검이었다. 144회째를 맞은 디 오픈은 지난 2010년 이후 5년 만에 '골프 발상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로 돌아왔다. 세계남자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은 16일 개막해 나흘간 계속된다. 특히 올해는 대회 사상 최고인 630만파운드의 총 상금이 걸려있다. 우승 상금은 115만파운드(약 20억원).
유럽 유명 베팅업체들의 배당률을 종합하는 '오즈체커'에 따르면 도박사들은 세계 2위 스피스를 우승후보 1순위로 보고 있다. 축구를 하다 발목을 다친 매킬로이가 기권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예상이다. 이어 지난달 US 오픈 마지막 날 마지막 홀 3퍼트로 스피스에게 우승을 내준 더스틴 존슨(미국)이 2위였다.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지난주 유럽 투어 스코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리키 파울러(미국)는 3위. 흥미로운 것은 세계랭킹 241위의 우즈가 9위라는 점이다. 세계 3위 버바 왓슨(미국)보다 우즈의 우승 확률이 높다고 내다본 것이다.
우즈는 올 들어 80대 타수를 세 차례나 기록하며 체면을 구기고 있지만 직전 출전 대회인 이달 초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에서는 7언더파 273타(공동 32위)를 쳤다. 디 오픈은 우즈가 세 차례(2000·2005·2006년) 우승한 대회. 게다가 2000년과 2005년 개최지가 바로 올드코스였다. 우즈는 각각 8타·5타 차로 압승했다. 올드코스를 잘 아는 우즈가 예전 기량을 다소 회복했다면 우승까지 노릴 만하다고 도박사들은 전망하는 눈치다. 우즈 자신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14일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라고 답했고 정말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확인에 다시 "물론"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US 오픈 우승 이후 메이저 우승이 없는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15승에 재도전한다.
마스터스-US 오픈 우승자 스피스는 개막 후 메이저 3연승에 도전한다. 우즈도 못 해본 대기록이다. 달성하면 1953년 벤 호건(미국) 이후 62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22세 이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승수에서도 우즈(6승)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이번주 우승하면 매킬로이를 밀어내고 세계 1위에도 등극한다. 지난주 PGA 투어 존디어 클래식에서 시즌 4승째를 올려 기세가 하늘을 찌른다. 스피스는 2013·2014년 디 오픈에서 각각 공동 44위와 공동 36위에 그쳤기에 지난주 존디어 클래식 출전보다는 링크스 코스 연습이 필요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스피스는 이미 '미국판 링크스 코스'인 체임버스 베이에서 열린 US 오픈을 지난달 제패했다.
출전 선수 중 한국 국적은 안병훈(24)과 아마추어 양건(21) 등 2명이다. 최근 PGA 투어 2개 대회에서 우승-공동 3위를 한 뉴질랜드동포 대니 리(25)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회 최다 우승자(5회) 톰 왓슨(66·미국)은 올해를 끝으로 디 오픈과 작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