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의 신규 일자리 수가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고용사정 악화가 미국 경기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8만8,000개에 그쳤다고 5일 발표했다. 이는 최소 19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던 전문가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며 전월(26만8,000개)과 비교하면 18만개나 줄어든 수치다.
3월 실업률은 7.6%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 2008년 12월 이후 4년3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갔다. 2009년 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1기 취임 이후로 가장 낮다. 하지만 실업률이 낮아진 이유는 고용상황이 호전됐기 때문이 아니라 구직 단념자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실제 3월 경제활동 참가율은 63.3%로 1979년 5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초 빠르게 호전되던 고용지표에 빨간불이 켜지자 시장에서는 회복세를 보이던 미국 경기가 다시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일 발동된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삭감)의 영향이 고용지표 악화로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 비트너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ㆍ4분기 동안 미국 경제성장률은 3.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시퀘스터 여파로 2ㆍ4분기에는 2%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용부진으로 경기 추이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기조도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은 아직 예전에 보였던 평균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