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베이커리 업계 1, 2위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해외 출점 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004년부터 나란히 해외에 진출한 이래 2010년부터 해외 매장 출점 수가 급증하기 시작한 두 업체는 내년에 해외에서 각각 100여개 전후의 매장을 신규로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시장에서 기존 가맹점의 상권 보호 등을 이유로 대형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기업의 신규 출점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 해외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이들 업체의 해외 출점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뚜레쥬르는 올해 새로 문을 연 해외 매장 수가 52개, 파리바게뜨는 46개로 집계됐다. 두 브랜드가 해외 출점에 나선 이래 뚜레쥬르의 연간 신규 해외매장 수가 파리바게뜨를 앞서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전체 해외 매장 수로는 아직 뚜레쥬르가 파리바게뜨에 못 미친다. 뚜레쥬르는 올 연말까지 신규 진출국인 캄보디아를 비롯해 미국, 중국 등 6개국에 매장을 열어 해외에 94개 매장을 확보하게 된다. 올해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출점한 파리바게뜨는 올 연말까지 해외 매장 수를 137개로 늘린다.
뚜레쥬르는 내년에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신규 해외 매장을 100개 이상 추가로 열어 해외 매장수에서 파리바게뜨를 앞서겠다는 계획이다. 뚜레쥬르의 본사인 CJ푸드빌이 뚜레쥬르, 빕스 등 자사 외식브랜드가 함께 입점하는 복합매장인 'CJ푸드월드'를 출점하면서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뚜레쥬르의 해외 사업 확대가 이전보다 훨씬 용이해진 점도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복합쇼핑몰이 확산되는 추세에 힘입어 CJ푸드월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소비자 성향, 법규 등 현지 사정에 능통한 현지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일임하는 방식의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이 해외사업 확대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은 올 9월 중국 베이징에 CJ푸드월드 해외 1호점을 연 데 이어 내년 초에는 베이징에 해외 2호점을 열 계획이다. 올해까지 필리핀에 7개의 뚜레쥬르 매장을 연 데 이어 올해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은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서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뚜레쥬르 매장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2015년까지 20개국에 1,000개 매장을 열고 해외 매출 7,000억원을 달성한다는 장기 비전 아래 내년에 중국 위주로 매장을 늘리면서 중동, 인도네시아 지역 신규 진출을 통해 100개 가까운 신규 매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현재 중국에 국한된 가맹사업을 다른 진출국으로 확대하거나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을 도입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각기 다른 해외 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두 브랜드에 대해 프랜차이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직영점 중심으로 해외 매장을 급격히 늘리는 파리바게뜨는 본사의 재무적, 인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을 확대하는 뚜레쥬르의 경우 현지 파트너와의 법적 분쟁 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는 만큼 적절한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