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디폴트에 투자' 늘었다

美·日·英 신용부도스와프 시장 1년새 2배


선진국들의 채부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채권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보험 개념으로 만든 파생상품인 신용부도스와프(CDS) 유통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일본의 국채를 대상으로 발행된 CDS 시장이 1년 사이 2배로 증가했다. 이들 3나라의 국채에 투자하는 CDS는 1년 전 230억 달러에서 현재 490억 달러로 늘었다. CDS규모가 커진 것은 선진국들의 공공 부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영국은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6.0% 수준인 공공부채가 내년에는 89.3%로 2배 가까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일본은 172.1%에서 199.8%로, 미국은 61.7%에서 97.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디포지터리 트러스트&클리어링에 따르면 CDS 유통 규모가 가장 큰 나라는 이탈리아. 1년 전 1,501억 달러였던 이탈리아 국채관련 CDS는 현재 2,160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탈리아의 공공부채는 117.2%로 내년에는 127.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브라질, 인도네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들의 CDS시장은 오히려 위축됐다. 1년 전 650억 달러에 달했던 우크라이나 국채 CDS는 현재 440억 달러로 줄었고, 브라질은 1,490억 달러에서 1,250억 달러로 줄었다. 이들 신흥국들이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 회복을 보이면서 디폴트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리 젠키스 에볼루션 채권리서치센터장은 "채권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급증하는 선진국들의 공공부채"라며 "공공부채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되는 날, 채권 투매와 함께 CDS수익률은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RBC의 신흥시장 담당 전략가인 니겔 렌들은 "투자자들이 선진국의 공공부채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다. GDP의 100%를 넘는 공공부채를 감당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