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사진) 효성 사장이 그룹 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는 정보기술(IT) 부문에 활기가 돌고 있다. 양대 IT 계열사인 효성ITX·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가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는 데다 실적 역시 빠른 성장 혹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가 조 사장의 '그랜드 플랜'을 현실화해주는 열쇠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22일 효성ITX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적인 사업 성장을 이끌 개발자를 위주로 인원을 보강해 전체 인력이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연구개발(R&D)센터와 클라우드 사업팀도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했다. 효성ITX 관계자는 "지난해 투자한다는 관점에서 조직을 늘렸고 올해는 실제로 손익에 기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경영성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콜센터를 제외한 IT 사업 부문의 매출을 10% 높이고 콜센터를 캐시카우 삼아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컴퓨팅·사물인터넷(IoT) 등을 중심으로 한 IT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효성ITX는 효성 정보통신부문장이기도 한 조 사장이 최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는 IT 사업부문 주력 계열사다.
이 같은 목표에 과감한 추진력이 더해지면서 효성ITX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878억원, 117억원으로 전년보다 10%, 24%씩 성장했다. 효성ITX는 주업인 콜센터의 매출 비중이 75%에 달하지만 대량의 게임·영상 콘텐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콘텐츠전송망(CDN)과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포함한 IT 사업 부문도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경우 지난해 효성ITX가 독자 솔루션을 개발해 정부기관·학교 등지의 공급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효성의 IT 계열사인 갤럭시아컴즈는 부실 자회사인 갤럭시아디바이스를 팔면서 지난해 흑자전환했다. 조 사장의 부친인 조석래 효성 회장이 갤럭시아디바이스 지분을 100% 매입하며 지원에 나선 덕분이기는 했지만 효성 관계자는 "올해부터 갤럭시아컴즈의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갤럭시아컴즈의 대주주인 조 사장은 지난 1월 갤럭시아컴즈의 지분 14.48%를 인수한 범LG가 3세 구본호씨와 함께 투자를 이어갈 계획을 밝혔으며 이후 지난달 게임업체인 액션스퀘어의 지분 5.21%(약 120억원 규모)를 구씨, 효성ITX와 공동 인수한 바 있다. 액션스퀘어는 KB투자증권의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케이비제4호스팩에 흡수합병되면서 오는 8월 우회 상장한다.
조 사장은 1월 라이코스 등을 거친 가종현 전 SK플래닛 상무를 효성의 전략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그룹 전체 IT 사업의 큰 그림을 그리도록 하기 위해서다. 효성 관계자는 "조 사장은 클라우드컴퓨팅이나 IoT뿐만 아니라 모바일 서비스, 핀테크, 빅데이터 등 새로운 성장동력에 관심이 크다"며 "차별화된 기술력과 전문 인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