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뱅크 성실납부자 신용점수 단계상향 추진

배드뱅크인 한마음금융은 선납금 3%를 낸 후 월 납부금을 성실히 낼 경우 개인신용점수를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배드뱅크 대상자들이 대부신청을 통해 신용불량자 딱지를 떼더라도 카드 발급 등 실제 금융거래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마음금융의 한 관계자는 12일 “배드뱅크 대상자들이 대부신청을 받아 신불자에서 벗어난다 해도 신용점수가 낮기 때문에 은행 계좌 개설 등 기본적인 금융거래 외에 신규 대출 등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태”라며 “생계형 금융을 지원하기 위해 원리금 성실 납부자의 신용점수를 올려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저생활보장비로 생계를 연명하는 신용불량자들에게 금융거래의 문을 열어주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신불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한마음금융은 이 같은 방안을 놓고 현재 한국신용평가정보와 한국신용정보 등 크레디트 뷰로사와 협의 중이다. 그러나 배드뱅크 대상자 중 신용질서 문란자나 파산자로 분류돼 금융거래 자체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5만명은 이 같은 신용점수누적제의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들은 빚을 갚아 신용불량자에서 해제돼도 기록이 그대로 남아 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 한편 한마음금융이 배드뱅크 대상자들에 대해 전화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40%가 배드뱅크 운영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30%는 “배드뱅크 운영 사실은 알지만 바빠서 신청을 못했다”고 응답했다. 이밖에 ‘대부 제외 채권이 해결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응답이 8%, 선납금을 내기가 부담스럽거나 원리금 분할납부 능력이 안된다’는 응답도 7~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드뱅크 대상자들 중 거처가 불분명하거나 생계에 매달리느라 대중매체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3개월의 한시적인 운영으로는 신불자 구제 효과를 충분히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8월까지 3개월로 못박은 배드뱅크 신청기간을 다소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마음금융의 대부신청을 통해 신불자에서 구제된 인원은 7만여명. 한마음금융 신청기간이 만료되는 오는 8월20일까지 구제 신청자는 10만여명에 그칠 전망이어서 당초 정부가 예상한 40만명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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