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무장단체에 피랍됐던 한국가스공사 김옥규(40) 과장과 자회사인 한국가스기술공사 권혁준(39) 대리가 무사히 풀려났다는 소식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언론 등 외부와의 접촉을 꺼리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지난 밤 한국가스기술공사 비상대책반에서 동생의 석방소식을 기다리던 권 대리의 형(45)은 "다친 데 없이 무사히 풀려나 너무 기쁘다"며 비로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안산 집에서 하루종일 남편의 석방소식을 기다리며 애 태웠던 권 대리의부인 박영화(35)씨도 "무사히 풀려났다니 너무 기쁘다"면서 "빨리 남편 목소리를 듣고 고생했다고 위로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아이들이 충격을 받을까봐 남편 피랍사실을 끝까지 숨겼는데 회사측으로부터 석방연락을 받고 일단 한시름 놨지만 (남편) 목소리를 직접 듣지 못해 초조하다"고 덧붙였다.
권씨와 함께 석방된 김 과장의 부인 이모(39)씨는 석방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애기 아빠가 돌아오면 상황을 설명하겠다"며 울먹였다.
성남시 분당 집에서 남편의 무사귀환을 고대하던 이씨는 "너무 기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지만 이번 일이 알려지면 애들이 걱정한다"고 짤막하게 말한 채 더 이상의 인터뷰는 사양했다.
이씨는 남편의 피랍사실을 알게되면 충격받을 것을 우려해 아이(남매)들은 물론 부모에게도 이번 일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