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가 채권판매'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골드만삭스에 대한 제재가 경징계에 그칠 것으로 전해져 비판 여론이 거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3일 오전 회의를 열고 국내 법인을 통하지 않고 해외채권을 위법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골드막삭스에 대해 '기관주의'의 경징계조치를 내리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금감원이 당초 건의한 기관경고와 담당자 문책경고 등의 중징계보다 수위가 한 단계 낮아진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초 제재심 내부 분위기는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쪽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위원들이 해외채권 위법행위를 제재한 전례가 없고 국제적인 신뢰도 훼손 등을 우려해 제재 수위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중징계가 어려워진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선진국의 경우 외국 금융회사 법인이 국내 지점을 통해 미인가 영업하는 행위를 법적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강력하게 처벌한다"면서 "이번에 글로벌 금융회사의 미인가 영업을 통제하지 못하면 앞으로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정부보증채권(1MDB)을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에 11억2,400만달러어치를 팔면서 국내 지점을 거치지 않고 홍콩법인을 통해 6억달러가량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해외 금융상품은 인가를 받은 한국법인을 통해 판매해야 한다. 해외 금융사가 직접 국내에서 영업하면 무인가영업에 해당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회사를 제재하는 것에 대해 경제부처 내의 국제금융 쪽 인사들이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면서 "골드만삭스 같은 사례가 많은데도 개선책을 찾지 못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